올 들어 상장사들의 자금 조달원으로 부상한 공모형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최근 줄줄이 손실을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이후 발행된 주요 BW의 상장 첫날 수익률은 대부분 마이너스였다. 페이퍼코리아를 제외한 STX조선해양 티이씨앤코 SBI글로벌 트레이스 등 4곳에서 손실이 발생했다. BW는 회사채에 정해진 가격으로 주식을 살 수 있는 권리(워런트)를 더한 것으로, 회사채와 워런트가 각각 상장돼 거래되는데 상당수 공모 BW 투자자들은 상장 첫날 물량을 처분한다.

종목별로는 STX조선해양의 손실률이 가장 컸다. 2000억원어치가 발행된 STX조선해양 BW는 지난달 6일 회사채가 상장돼 첫날 수익률 -22.05%를 기록했다. 이에 비해 워런트의 상장 첫날(9월26일) 수익률은 13.17%에 그쳤다.

1억원어치의 STX조선해양 BW를 보유한 투자자가 회사채와 워런트를 각각 상장 첫날 팔았다면 수익률은 -8.88%다. 금액으로는 888만원 손실을 낸 셈이다.

이는 8월 이전에 발행돼 시장에 상장된 BW의 수익률과는 크게 다른 것이다. 올초 워런트가 상장된 1200억원 규모의 웅진에너지 BW를 비롯 STS반도체 STX KEC 동부건설 신화인터텍 등은 BW 투자자에 수익을 안겨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시장에 나온 BW는 신용등급이 투자적격 밑인 경우가 많았다”며 “옥석을 구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