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하기에 예금금리는 빨리 인하하는 반면 대출금리는 늦게 내리거나, 대출금리에 가산금리를 덧붙여 예대마진을 확보하려는 은행들의 행태에 금융당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금융감독원은 17일 시중은행 부행장들을 불러 “지난 11일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대출금리에 반영하고,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를 높은 수준으로 유지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수익 악화 부담을 소비자에게 떠넘기면 안 된다”는 설명이다.

금융감독 당국의 압박 때문에 실제 은행 예금금리는 크게 낮아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했지만 예금금리 조정 폭은 이보다 작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민은행은 1000만원 이상 예금 고객이 가입할 수 있는 ‘국민슈퍼정기예금’ 금리를 연 3.35%에서 연 3.31%로 0.04%포인트 낮추는 데 그쳤다.

신한은행은 민트정기예금의 1년제 금리는 놓아두고 2년제 금리만 0.05%포인트 조정했다. 하나은행은 369정기예금(1억원 이상) 금리를 연 3.4%에서 연 3.3%로 0.1%포인트 내렸다.

대출금리는 아직 인하하지 않은 은행이 많다. 우리은행은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지난주 연 4.15~4.65%에서 17일 연 4.05~4.55%로 0.1%포인트 낮췄다. 농협은행은 프리미엄 모기지론 금리를 연 3.63~5.35%에서 연 3.62~5.32%로 0.03%포인트 소폭 조정하는 데 그쳤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