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자(자본감소)를 결정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감자를 결정한 상장사는 이엔쓰리 범양건영 대양금속 태산엘시디 유비프리시젼 스템싸이언스 경원산업 등 총 7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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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한 해 동안 상장사들이 감자를 결의한 건수는 상장폐지 법인을 포함해 총 52건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발생 건수는 105건으로 이미 2배를 넘어섰다.

감자는 통상 부채가 자산을 초과하는 경우 자본금을 줄이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된다. 이달 감자 결정을 발표한 이엔쓰리와 스템싸이언스도 모두 2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한 적자 회사다. 이엔쓰리는 지난 12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4대 1 비율의 무상 감자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템싸이언스도 같은날 75.0% 비율의 감자를 결정했다.

지난해부터 적자 구조로 돌아선 유비프리시젼도 보통주 5주를 1주로 병합하는 감자를 결의했다. 스템싸이언스와 유비프리시젼은 관리 종목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자체 회생을 추진하고 있는 범양건영은 두 차례 감자와 출자전환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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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를 결정한 후 기업들의 주가는 연일 타격을 받고 있다. 이엔쓰리의 주가는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 연속 하한가로 곤두박질쳤고, 유비프리시젼은 지난 16일까지 최근 6거래일간 30% 이상 하락했다.

주요 인터넷 증권 게시판에는 "어려울 � 직원을 먼저 생각하고 주주를 위하는 줄 알고 투자했는데 결국 감자를 결정했느냐"는 아우성이 터져나오고 있다.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기존 주식을 없애는 감자는 대부분 기업이 부실화됐을 때 불가피하게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며 "평소에 재무상태 등을 꼼꼼히 살피고, 비정상적인 기업을 가려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