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장 분위기에 휩쓸려…홈에서는 반드시 설욕"

이란 원정에서 아쉽게 패배를 안은 태극 전사들이 홈에서 반드시 설욕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최강희 감독이 이끄는 월드컵 축구 대표팀은 17일(한국시간) 이란 테헤란의 아자디 경기장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 원정경기에서 0-1로 졌다.

앞서 3차전까지 2승1무로 고공비행을 이어오던 최강희호는 최종예선 8경기의 반환점이자 분수령인 이란 원정에서 뼈아픈 패배를 안았다.

후반 7분 마수드 쇼자에이의 퇴장으로 수적 우위를 점했지만 아자디 경기장을 가득 메운 대규모 이란 관중이 자아낸 위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경기력을 온전히 발휘하지 못했다.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국내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에 응한 선수들은 대규모 이란 관중의 일방적인 응원 때문에 어려운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공격수 김신욱은 "경기 내용은 좋았지만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며 "분위기가 어수선해서 힘든 경기였는데 관중이 워낙 많으니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라고 아쉬워했다.

후반 조커로 투입된 손흥민(함부르크)도 "홈 팬들이 많이 와서 분위기를 이란 쪽으로 끌고 갔는데 그런 부분에서 면밀하게 준비하지 못했다"며 "관중이 소리를 질러 (동료와) 의사소통이 잘 안 돼 불편한 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의 선제골 이후 우리팀 분위기를 살리기 어려웠다"며 "1명이 퇴장당하고 나서도 이란의 수비 조직력이 좋았다.

더 세밀하게 공격했어야 했는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고 돌아봤다.

이날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박종우(부산)는 "10만 관중의 영향을 받았다기보다 경기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갔다"면서도 이날 관중석 분위기에 대해 "이런 나라도 존재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모로 예상과 많이 달랐다"며 혀를 내둘렀다.

선수들은 이날 당한 수모를 홈에서 되갚아주겠다는 각오를 잊지 않았다.

김신욱은 "이란이 우리 홈으로 오면 당한 대로 돌려주겠다"며 "더 험악하게 복수하겠다"고 의욕을 불태웠다.

손흥민도 "오늘 원정 패배는 아쉽지만 내년에 홈에서는 하나로 똘똘 뭉쳐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오늘 이란이 우리에게 했던 것처럼 완벽한 복수를 하고 싶다"고 칼날을 갈았다.

박종우도 "다들 아쉬움이 크지만 최강희 감독님이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자고 독려해주셨다"며 "다음에 이란을 만나면 반드시 이기겠다"고 다짐했다.

(테헤란연합뉴스) 권수현 기자 inishmor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