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부지검 형사2부(부장검사 강경원)는 70대 여성을 성폭행 한 뒤 살해한 혐의(강간살인)로 노모씨(39)를 구속 기소했다고 16일 밝혔다. 검찰은 노씨에게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명령도 청구했다.
1994년 한국 여성과 결혼한 뒤 2004년 방글라데시에서 우리나라로 귀화한 노씨는 지난 8월 서울 미아동 다세대주택 지하 1층에 침입해 A씨(78·여)를 성폭행 한 뒤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노씨는 내연녀가 전화를 받지 않자 성욕 충족을 위해 A씨를 범행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평소 내연녀에게 집착 증세가 있었던 노씨의 주거지와 사무실을 압수수색한 결과 노씨가 범행 당일 내연녀에게 남자 관계를 의심하는 문자 메시지를 여러 차례 보내고 통화한 사실을 확인했다. 또 5대의 컴퓨터에서 음란물 사진 500여 장을 발견했다.

또 노씨는 범행 이후 부산으로 도주하면서 휴대전화로 ‘살인죄 공소시효’, ‘강북 할머니 살인사건’ 등을 검색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현재 노씨는 사건 현장에서 발견된 DNA가 자신의 것과 일치한다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결과에도 불구하고 범행을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폭행, 강도상해 등 전력이 있는 노씨는 2005년부터 경기·인천 관내 경찰서에서 통역인으로 활동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노씨가 수사기관 통역인으로 일하면서 익힌 사법체계에 대한 지식을 자기 방어를 위해 쓰는 것 같다”며 “통역인 선정 및 관리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