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황식 국무총리가 엊그제 국회에 나가 정부를 근거 없이 공격하지 말라고 강하게 반박했다. 김동철 민주통합당 의원이 대정부 질의를 통해 빈부 격차, 4대강 사업 등을 들어 MB를 헌정사상 가장 나쁜 대통령이라고 몰아붙이자 조목조목 반박하며 객관적 근거를 갖고 평가하라고 맞받아친 것이다. 그는 정치권에 할 말이 있다며 정부 정책에 빛도 있고 그림자도 있다는 것을 냉정하게 보라는 쓴소리도 했다. 곧 물러날 김 총리가 그동안 가슴속에 쌓아뒀던 말을 작심하고 쏟아낸 모습이다.

김 총리의 이례적인 항변에서 억울하다는 심정이 읽힌다. 그렇기도 할 것이다. 출범하자마자 광우병 광란을 겪었던 MB정부였다. 그 후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한 말도 안 되는 공격에다 제주 강정마을 같은 소동이 잇따랐다. 4대강 사업은 아직도 논쟁 중이다. 물론 인사파행, 특별사면 등 문제도 분명 있었다. 그렇더라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하고 국격을 높인 성과는 인정해줘야 마땅하다. 김 총리 말처럼 4대강이 태풍과 가뭄 때 톡톡히 역할을 했던 것도 이미 입증된 바다.

역대 정권마다 출범 초 70~80%나 됐던 지지율은 임기 말 여지없이 땅에 떨어졌다. MB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지난 8일 리얼미터 조사에서는 지지율이 27.8%에 달했다. 갤럽 조사에 따르면 집권 5년차 4분기 지지도가 YS 6%, DJ 24%, 노무현 27%였다. MB가 비교적 잘했다는 평가도 상당하다는 얘기다. 공은 공대로, 과는 과대로 평가하면 그만인 것이다.

물러나는 정권에 대한 평가를 정략의 수단으로 삼는 것도 문제다. 이는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후진적인 정치 보복 차원으로 볼 수밖에 없다. 지도자를 어떻게든 흠집내고 공격하려는 것은 국가적 불행이다. 이미 여당과 야당이 뒤바뀌는 정권교체를 여러 번 경험했다. 물러나는 지도자를 박수로 떠나 보내는 정치는 정녕 불가능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