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이 잇따라 주류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최근 수입맥주와 와인, 프리미엄맥주 등의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유통업체들이 직접 상품 개발 및 발굴에 팔을 걷어붙인 것.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오는 18일부터 독일 웨팅어사와 개발한 수입맥주인 'L'을 선보인다. 국내에서 외국 맥주 제조업체가 자신의 브랜드가 아닌 국내 유통업체가 정한 브랜드를 사용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웨팅어사는 280년 전통의 유명 맥주회사로, 독일 내 맥주 판매량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롯데마트에서는 최근 3년간 수입맥주 매출이 연평균 30%씩 신장했다. 이 회사는 향후 수입맥주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고 수입맥주 상품 개발을 추진했다.

지난해 10월 독일 웨팅어사와 상품 개발 협의를 시작해 올 2월 15종의 상품을 대상으로 샘플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롯데마트는 라거맥주 'L 라거'와 흑맥주 'L다크', 밀맥주 'L 바이젠' 등 3가지 상품을 출시한다.

L맥주는 500㎖ 캔이 1600원으로 기존 수입맥주(2000~4980원)보다 20~70% 가량 저렴하다.

롯데마트는 L맥주의 연간 수입 규모를 300만 캔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중 절반 규모인 150만 캔은 롯데마트에서, 나머지는 세븐일레븐, 롯데백화점, 롯데슈퍼 등 그룹 유통사에 공급할 계획이다.

최춘석 롯데마트 상품본부장은 "국내에서도 최근 수입맥주에 대한 선호도 증가로 수입맥주의 수요는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며 "L맥주는 상품별 개성이 강한 수입맥주의 장점에 가격 경쟁력까지 갖춘 만큼 소비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마트는 오는 17일부터 미국산 정통 드라이와인인 '써던포인트(SOUTHERN POINT)' 3종(까베르네 쇼비뇽, 메를로, 샤도네이)을 판매한다.

이번에 선보이는 써던포인트는 미국 중저가 최대 와인업체인 더 와인그룹(The Wine Group)사 제품이다.

이마트는 저가와인 부문에서 칠레산 G7와인이 수량구성비 8%를 차지할 만큼 인기를 끌자 '제2의 G7'으로 불리는 대중화 와인 찾기에 나섰다.

이 회사는 신세계L&B와 공동기획으로 6개월간 와이너리 개발을 통해 이번 미국산 와인을 발굴했다. 4만5000병 대량 매입을 통해 가격을 내려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미국산 와인 중 가장 저렴한 7900원에 선보인다.

신근중 이마트 와인담당 바이어는 "저가 와인의 대명사로 불리며 판매 시작 3년 만에 판매량 100만 병 돌파 기록을 세운 칠레산 와인 G7의 뒤를 이어갈 와인으로 미국산 써던포인트 와인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중소형 맥주기업인 세븐브로이와 손잡고 캔맥주 '세븐브로이IPA'를 수도권 30개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세븐브로이는 2011년 10월에 맥주 제조 일반면허 1호를 획득, 1933년 현재 하이트진로, 오비맥주가 설립된 이후 77년 만에 탄생한 맥주회사다. 이 회사는 청정 지역인 강원도 횡성의 천연 암반수에 독일산 홉과 맥아만을 사용한 프리미엄 맥주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이태원, 강남, 홍대 등 서울 대표 상권에서 생맥주 형태로 판매를 시작했다.

이번에 출시한 캔맥주 '세븐브로이IPA'는 상면발효 방식의 에일(Ale) 계열 맥주다. IPA맥주를 선보이는 것은 국내 기업으로는 세븐브로이가 처음이다.

이 맥주는 다량의 홉과 맥아를 사용해 크림처럼 부드러운 거품과 특유의 과일향을 머금고 있다. 또 달콤하면서도 쌉쌀한 맛이 잘 어우러져 목 안에서 깊은 여운을 남기는 묵직함이 특징이라고 홈플러스는 설명했다. 알코올 도수는 5.5%로 일반 라거 맥주에 비해 높은 편이다.

이 제품 가격은 2600원(355㎖, 할인점 기준)이다.

홈플러스 영등포점, 월드컵점, 잠실점, 목동점 등 30개 수도권 지역 점포에 우선 출시된다. 연말까지 50개 홈플러스 점포, 내년까지 홈플러스 전 점포 및 편의점 등으로 확대 유통될 예정이다.

김홍석 홈플러스 주류파트장은 "국내 소비자들이 더욱 다양한 맥주를 합리적인 가격에 즐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