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스타' 싸이가 광고계 불문율을 깨며 광고 시장에서 상한가를 치고 있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싸이의 1년 전속모델료는 과거 최고액을 기록했던 가수 비의 수준을 넘어 5억~7억 원선으로 치솟았다. 그동안 금기시됐던 광고의 룰을 모조리 깨버릴 정도로 파격적인 발탁도 눈에 띈다.

현재 싸이는 하이트진로와 소주 '참이슬', 맥주 '드라이피니시d'의 광고계약 협상을 진행중이다. 지난해 11월까지 1년6개월 동안 싸이를 맥주 '카스'의 전속모델로 썼던 오비맥주는 이후 계약 연장을 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고 있다고 한다. 치열한 시장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하이트 맥주가 싸이와 모델 계약을 추진하는 것을 지켜 봐야 하는 신세가 됐다.

사실 경쟁사의 모델로 활동했던 연예인은 통상 1년 정도가 지나 모델 이미지가 희석된 후 광고모델로 영입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싸이의 강력한 '모델 파워'는 이런 광고 관행을 깨버렸다.

깨진 불문율은 이 뿐만이 아니다. 한 회사 소주와 맥주 브랜드의 광고모델로 동시에 서는 것도 전례없는 일이다. 소비자 타깃층이 달라 브랜드 이미지에 혼선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하이트진로는 소주와 맥주 광고모델을 따로 써왔으나 싸이는 이런 관행마저 극복했다.

이영목 하이트진로 상무는 "그런 걱정을 하기도 했지만 참이슬의 미국·유럽시장 진출과 드라이피니시d의 젊은층 클럽·파티문화 공략 효과를 동시에 갖출 수 있는 모델은 싸이 말고는 없지 않느냐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문채원, 이민정, 하지원(이상 참이슬 모델), 이효리, 구혜선(이상 처음처럼 모델) 등 여성 모델 일색이었던 소주 광고에 남성 모델이 등장한 것도 드문 현상이다.
싸이, 광고모델 전성기 맞았다 … 업계 불문율 깨고 '블루칩'으로 등장
싸이는 CJ제일제당의 숙취해소음료 '헛개컨디션' 광고모델로 활동하고 있는데도 숙취해소 음료의 존재 이유인 술 광고까지 석권했다는 것도 눈에 띈다. 주류 제품의 모델로는 숙취해소 음료 광고모델을 쓰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었다.

모델이 광고 제품을 역제안해 계약이 성사되는 것도 흔한 일이 아니다. 당초 농심은 싸이에게 새우깡 모델을 제안했으나 싸이는 신라면을 즐기는 자신의 모습을 담은 3분 분량의 동영상을 찍어 "모델로 채택해 달라"고 거꾸로 제안했다.

농심 측은 싸이의 희망대로 그를 신라면 블랙컵 모델로 발탁했다는 후문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농심은 경영진이 광고카피를 직접 손볼 정도로 광고 마케팅에 공을 들이는 곳인데 광고제품에 대한 선택권을 모델에게 넘긴 것도 예사로 보기 힘들다" 며 "싸이의 마케팅 파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현재 싸이는 LG유플러스, 삼성전자, 소니코리아, CJ제일제당, LG패션, 놀부NBG, 농심 등 10여곳과 계약을 맺은 상태다. 하이트진로와도 소주 '참이슬'과 맥주 '드라이피니시d'의 광고계약 협상을 진행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닷컴 산업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