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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月 380만원 근로자, 무상보육은 NO·국가장학금은 Y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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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간 48주년 한경 특별기획 - 누더기 복지기준, 국민만 괴롭다
    (1) 소득하위 70% 기준의 비밀

    소득하위 70% 선정 기준 달라…보육은 예금 소득간주, 국가장학금은 금융자산 반영안해
    보육, 0~5세 자녀 둔 가구대상
    국가장학금, 전체 가구의 70%
    부처간 소득정보도 공유 안돼
    月 380만원 근로자, 무상보육은 NO·국가장학금은 YES
    모든 것은 상식적 의문에서 시작됐다. 소득을 기준으로 복지제도를 시행하겠다고 하는데 왜 이렇게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기준을 사용할까. 그리고 그 기준은 왜 제도별로 다른 것일까. 가장 중요한 기준인 소득은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것일까…. 취재기자들이 모여 얘기를 나눠봐도 한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나를 알고 나면 또 다른 궁금한 것이 생기는 식이었다. 그렇게 보름여를 양파껍질 까듯이 파고들었다. 일반인들은 더 답답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기회에 수많은 기준과 적용 방식을 일목요연하게 재정비하지 않으면 복지제도의 안정성과 신뢰성이 크게 훼손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취재팀의 판단이다. 한국경제신문 창간 48주년 특별기획으로 5회에 걸쳐 복지 시리즈를 내보내는 이유다.

    ■ 특별취재팀
    김용준 경제부 차장(팀장), 주용석 경제부 차장, 임원기, 김유미 경제부 기자
    月 380만원 근로자, 무상보육은 NO·국가장학금은 YES
    “도대체 제가 왜 아니라는 거죠?” 경기도 성남에 사는 주부 서인경 씨(37)는 최근 동사무소 직원과 한바탕 실랑이를 벌였다. 둘째아이(만 3세) 보육비 지원 문제 때문이었다. 4인 가족인 서씨 남편의 월급은 380만원. 전세보증금 1억5000만원과 은행 예금 900만원이 전 재산이었고 차는 없었다. 올해 만 3~4세 보육비 지원 대상은 소득 하위 70%. 4인 가족 기준 월 524만원 이하다. 당연히 지원받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일단 월 524만원은 월급에 다른 재산의 소득환산액을 더한 소득인정액 개념이라는 게 동사무소 직원의 설명. 서씨의 소득인정액은 복잡한 산식을 거쳐 월 545만원으로 나왔다. 전세보증금이 월 150만원, 은행 예금이 월 18만원 정도의 소득으로 간주됐다. 도무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동사무소를 나오면서도 연방 고개를 갸우뚱했다. “이런 식이면 대체 누가 소득 하위 70%에 들어가는 거지?”

    ○미로처럼 복잡한 ‘소득 하위 70%’

    최근 복지 정책의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는 ‘소득 하위 70%’. 언뜻 보면 단순한 듯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미로처럼 복잡하다. 대다수 국민은 자신이 소득 하위 70%인지, 아닌지 구분하기도 힘들다. 이뿐 아니다. 복지 정책마다 소득 하위 70%의 기준도 다르다. 현재 소득 하위 70%를 대상으로 하는 복지 정책은 보육(올해 3~4세 무상보육, 내년은 정부 예산안 기준으로 0~2세 무상보육과 0~5세 양육수당), 국가장학금, 기초노령연금 등 세 가지다.

    황당한 점은 보육에서는 ‘소득 상위 30%’인 서씨가 국가장학금에선 ‘소득 하위 70%’라는 사실이다. 소득 하위 70% 대학생을 대상으로 지급하는 국가장학금은 월 소득인정액 463만원 이하면 받을 수 있다. 보육에 비해 소득 기준이 깐깐한 듯하지만 재산의 소득 환산 기준은 훨씬 느슨하다.

    예를 들어 전세보증금 1억5000만원은 월 소득 45만원으로 간주하고 금융자산은 아예 반영하지 않는다. 덕분에 서씨의 소득인정액은 월 425만원에 그쳐 소득 하위 70%에 들어간다.

    ○정책마다 기준 제각각

    이처럼 엇박자가 생기는 것은 정부가 소득을 기준으로 하는 복지 정책을 도입하면서 통일된 기준을 마련하지 못한 탓이다. 부처 간 소득 정보 공유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정부 복지 정책에서 소득 하위 70%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2007년 만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기초노령연금을 도입할 때다. 저소득층에 국한된 복지를 중산층까지 확대하는 과정이었다. 국제 기준으로 중산층은 중위 소득(전 국민의 정중앙 소득)의 50~150%다. 이 중 150%가 소득 하위 70~80%라는 점 때문에 소득 하위 70% 개념이 복지 대상이냐, 아니냐를 가르는 경계선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세부 기준을 들여다보면 부처별로 제각각이다. 보육과 기초노령연금에서 말하는 소득 하위 70%는 대상 연령대를 타깃으로 한다. 보육은 만 0~5세 자녀를 둔 가구의 70%, 기초노령연금은 65세 이상 노인의 70%라는 얘기다. 반면 국가장학금의 소득 하위 70%는 전체 가구의 70%를 뜻한다. 대학생을 둔 가구만을 정밀 조준한 소득 기준이 아니다.

    ○혼선 줄일 방법 찾아야

    소득 하위 70%와 소득 상위 30%를 가르는 소득이 얼마냐를 따지는 방법도 다르다. 보육과 기초노령연금은 복지부 산하 보건사회연구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소득, 재산 자료를 활용해 매년 가구원 수별로 정한다. 올해의 경우 3인 가구까지는 월 454만원 이하, 4인 가구 524만원 이하, 5인 가구 586만원 이하 등이다.

    반면 국가장학금은 통계청이 매분기 전국 8700가구 정도를 표본으로 골라 조사하는 가계소득 자료를 토대로 한다. 가구원 수와 재산 가치는 따지지 않는다. 올해 기준으로 월 463만원 이하가 지원 대상이다. 문제는 국가장학금 신청자에게 장학금을 줄지 말지 판정할 때는 신청자 가구의 소득뿐 아니라 재산까지 평가한다는 점이다. 평가 잣대(소득만 463만원 이하)와 평가 방식(소득인정액 463만원 이하)의 전형적인 불일치다.

    더 큰 문제는 소득 파악의 정확성이 떨어진다는 점이다. 통계청 관계자조차 “표본 수가 워낙 적어 오차가 커질 수 있다”며 “다른 부처에 마음 놓고 갖다 쓰라고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할 정도다.

    게다가 소득 환산 방법도 보육, 기초노령연금, 국가장학금이 모두 다르다. 국민들이 헷갈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최현수 보건사회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복지 제도마다 대상과 취지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해도 소득 하위 70% 기준에 일관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며 “국민들의 혼선을 줄이기 위해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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