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째 행방 묘연…양 회장에게 무슨 일이?
3개월째 행방 묘연, 양 회장에게 무슨 일이?

10월13일 방송 예정인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삼부 파이낸스 양재혁 회장 실종 사건의 전모를 밝힌다.

사라진 회장님과 2,200억원

계열사 5개, 자산 규모 1조 5천억 원. 1999년 국내 최대 규모의 투자회사를 운용하다 부도를 내 부산 경제를 뒤흔들었던 삼부 파이낸스의 양재혁 회장(58세)이 지난 7월 13일 갑자기 사라졌다.

양 회장은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며 수 천 억에 달하는 서민들의 돈을 끌어들였다. 하지만 투자금중 1,116억원을 빼돌려 계열사를 설립하고, 남은 돈을 호화생활 경비로 쓰다가 1999년 9월 대검 중수부에 구속, 징역 5년형을 선고 받고 복역한 뒤 2004년 출소했다.

구속 당시 양 회장은 투자자들의 손실을 변제하겠다며 삼부 파이낸스의 잔여 자산 2,200억 원을 최측근이었던 하 모씨(前 삼부 파이낸스 재무이사)에게 맡겼다. 문제는 양 회장이 출소한 뒤 하 씨가 잠적해버려 그 돈도 사실상 증발해버렸다는 것이다.

회장님의 기묘한 행적

출소 후 줄곧 하 씨의 행방을 뒤쫓던 양 회장은 지난 7월 13일, 하 씨를 만나기 위해 속초로 떠났다. 그리고 그 날 오후 속초항 방파제 부근에서 휴대전화 배터리가 분리된 뒤로 소식이 끊겼다.

실제로 양 회장의 아들은 아버지로부터 “하 씨를 만나면 무슨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자신이 사라지면 경찰에 신고하라”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한다. 양 회장의 지인들도 하 씨가 2,200억 원을 들고 잠적한 이상 순순히 그 돈을 내어줄 일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세 달이나 연락이 두절된 것은 분명 양 회장의 신변에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라는 것.

그런데 실종 54일째인 9월5일, 양 회장의 측근에게 의문의 전화가 걸려왔다. “하 씨가 중국 교포 둘을 매수해가지고 감금돼어 있다”. 발신자는 양 회장 본인이었다. 비슷한시기에 아들의 휴대전화로도 문자메시지가 도착했다. 신용카드가 사용됐다는 카드사의 알림 문자였다. 아들의 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양 회장이었다.

실종 미스터리 - 납치인가, 자작극인가

카드가 사용된 곳은 아들이 사는 곳에서 7km 떨어진 대형마트였다. 양 회장은 그곳에서 25,850원 어치의 식료품을 구입했을 뿐만 아니라 해당 마트에 적립카드를 만들어 포인트를 적립하기도 했다.

CCTV 속 양 회장은 눈에 띄는 개량한복을 입고 태연하게 물건을 둘러보고 있었다. 누군가에게 납치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지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 실종 후 양 회장을 만났다는 한 측근도 그에게서 이상한 점을 느끼지 못했다고 했다. 혹시 양 회장의 실종은 2,200억을 들고 사라진 하 씨를 잡기 위한 고도의 ‘작전’은 아닐까.

제작진은 취재 도중 양 회장이 실종 당일까지 매일 작성했다는 일기와 그가 매일 머물던 거처를 찾을 수 있었다. 과연 이 단서를 통해 양 회장 실종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까? 11시15분 방송. (사진출처: SBS)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