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형주(株) 중심의 종목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2일 오전 10시27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90포인트(0.10%) 상승한 1934.99를 기록하고 있다. 지수는 지난달 14일 2000선을 돌파한 뒤 조정세를 보이면서 한 달만에 전고점(9월 19일 2012.74) 대비 80포인트 가량 빠졌다.

코스피가 2000선을 넘기지 못하고 지지부진한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중형주와 코스닥 시장은 강세를 이어왔다.

실제로 지난 7월 25일부터 코스피가 9.2% 오르는 동안 중형주는 12.7%, 소형주는 14.7%, 코스닥은 14.2% 상승하며 상대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단적으로 코스피는 한 달여 만에 처음으로 1910선으로 빠진 반면 코스닥은 7개월여 만에 54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형'뻘인 대형주들이 맥을 못추는 사이 '아우'격인 중소형주들이 치고 나선 것이다.

증시전문가들은 대외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중소형주 중심의 개별장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일부 과열 징후들도 나타나고 있는 시점이라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이어가는 상황에서는 중소형주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이 유효하다"라며 "기간 조정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되는 연말까지는 중소형주가 대안으로 주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종목들에 주목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오 연구원은 "특정 주도군이 없는 개별종목 장세가 이어지겠지만 기본적으로 중장기적인 성장 스토리를 갖추고 있고 '내수', '소비' 컨셉트를 충족시킬 수 있는 종목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수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전세계 저성장 기조에서도 성장성이 부각될 수 있는 중소형주를 선별적으로 고를 필요가 있다"며 "이미 오른 종목에 대한 추격매수는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가격 부담이 많은 중소형주보다 일부 대형주들 중에서 낙폭이 커 가격 매력이 부각되는 종목들이 중장기적으로 나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지난 3개월간의 랠리를 통해 중소형주가 이미 오를만큼 올랐기 때문에 '묻지마'식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 연구원은 "코스피 정체 국면에서 중소형주는 과거 대형주로 몰렸던 매기가 확산되는 과정에서 강하게 움직여왔다"며 "당장 중소형주 중심의 흐름이 꺾일 것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일부 과열 징후들이 나타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최근 들어 일부 중 소형주들의 밸류에이션(가치 대비 주가)이 합리적 수준을 넘어서고 코스닥 거래대금 회전율(시가총액 대비 거래대금 비중)이 코스피 거래대금 회전율의 6~7배에 달하고 있다"며 "과거 코스피 대비 코스닥의 거래대금 비율이 급등한 이후에 코스피의 상대 수익률이 개선되는 사례를 다수 관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