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들이 갤럭시넥서스를 선택한 것이 애플의 특허기능 때문이라는 증거가 부족하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갤럭시탭10.1에 대한 판매금지 항소심에서 승리한 데 이어 스마트폰 갤럭시넥서스도 미국에서 자유롭게 판매할 수 있게 됐다. 미국 연방순회 항소법원이 11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갤럭시넥서스 판매를 금지한다는 원심 판결을 뒤집고 캘리포니아주 연방북부지방법원으로 해당 사건을 돌려보냈기 때문이다.
항소법원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애플이 침해당했다고 주장하는 특허가 갤럭시넥서스 판매량에 얼마만큼 기여했는지’를 엄격하게 따졌기 때문이다. 법원 측은 “갤럭시넥서스가 시장에 판매됨으로써 애플이 입은 피해가 특허 침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는 점을 애플 측이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그러나 ‘침해당한 특허와 관련된 기능들 때문에 소비자들이 갤럭시넥서스를 구매했다’는 점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

항소 법원은 또 루시 고 판사가 삼성이 애플의 특허를 침해해 이득을 봤다는 결론을 안이하게 이끌어냈다고 지적했다. 갤럭시넥서스에 대한 판매금지 조치에 결정적 역할을 한 애플의 특허는 통합 검색 특허(604 특허)다. 당시 1심을 맡은 루시 고 판사는 “소비자들이 갤럭시넥서스를 선택하는 데 통합 검색 기능이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판단했다. 해당 기능을 제거하면 갤럭시넥서스의 가치가 감소된다는 점도 인정했다.

항소 법원은 특정 기능을 제거해 제품의 가치가 떨어진다는 점만으로 ‘침해된 특허권’과 ‘애플이 입은 피해액’ 사이에 상관관계가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법원 측은 “루시 고 판사가 갤럭시넥서스 판매금지 판결을 내린 것은 재량권 남용”이라고 설명했다.

상급 법원이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돌려보낸 만큼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 갤럭시넥서스에 대한 판매금지 조치를 곧 해제할 것으로 보인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