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해'의 정치학… 安 이어 文도 관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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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된 정치 문외한 스토리… 천만 관객 돌파 눈앞, 대선에 영향 줄까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가 심상찮다. 10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9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영화를 관람한 데 이어 12일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광해'를 관람키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의 스토리와 메시지가 의미 심장하다. 팩션(팩트+픽션) 성격의 이 영화는 독살 위협을 받는 광해군이 자신과 닮은 천민을 가짜 왕으로 내세우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정치와 무관한 인물이 예기치 않게 왕 역할을 하게 되는 줄거리로, 인간적인 가짜 왕 하선을 통해 '올바른 지도자상은 무엇인가'란 메시지를 던졌다.
정치 경험이 없는 가짜 광해가 왕이 돼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내용이 '정치 신인'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상황과 닮은 측면이 있다. 당초 안 후보가 '광해'를 보게 된 것 역시 그의 대변인실 페이스북에 안 후보가 직접 이 영화를 관람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여럿 올라왔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광해' 추창민 감독, 원동연 제작자와 함께 영화를 관람한 뒤 '안철수 진심캠프' 트위터엔 "약자를 대하는 지도자의 진정성이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했다"는 트윗글이 올라왔다. 또한 안 후보 측은 대변인실 페이스북을 통해 "영화를 관람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올라왔고 영화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광해'를 관람했다"고 언급했다.
이미 흥행몰이 중이던 '광해'는 이 같은 입소문에 힘입어 1000만 관객 돌파를 바라보게 됐다. 관객들은 '광해'의 등장 인물인 하선을 정치 경험이 없는 안 후보의 캐릭터와 연결짓고 있다. 실제로 함께 영화를 관람한 후 추 감독은 안 후보에게 "영화를 본 관객들이 안 후보를 많이 얘기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이와 정반대의 위치에 서 있다. 신뢰와 원칙이란 자신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안정성'을 어필하는 전략인 만큼 박 후보는 자신의 정치 경력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달 18일 경기도 성남 가천대를 찾아 특강하며 "정치를 15년 했는데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거나 내공을 쌓으려면 최소한 10년은 필요하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에도 정치 경력이 일천한 안 후보와 문 후보를 겨냥한 언급이란 해석이 많았다.
자연히 박 후보 측에선 '광해'의 흥행과 새로운 리더 상으로서의 안·문 후보와의 결합이 달갑잖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당 내부에서 혼선을 빚어 박 후보 스스로 교통 정리에 나섰기 때문에 영화 관람 일정까지 소화할 여유가 없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12일 저녁엔 문 후보가 서울 신촌 아트레온에서 영화를 관람한다. 역시 정치신인에 속하는 문 후보도 '광해'의 후광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더 나아가 '광해' 신드롬이 안·문 후보의 행보와 연계돼 대선 정국에도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 가 심상찮다. 1000만 관객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만은 아니다. 9일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가 영화를 관람한 데 이어 12일엔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도 '광해'를 관람키로 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의 스토리와 메시지가 의미 심장하다. 팩션(팩트+픽션) 성격의 이 영화는 독살 위협을 받는 광해군이 자신과 닮은 천민을 가짜 왕으로 내세우면서 벌어지는 일을 담았다. 정치와 무관한 인물이 예기치 않게 왕 역할을 하게 되는 줄거리로, 인간적인 가짜 왕 하선을 통해 '올바른 지도자상은 무엇인가'란 메시지를 던졌다.
정치 경험이 없는 가짜 광해가 왕이 돼 자신의 목소리를 낸다는 내용이 '정치 신인' 안 후보와 문 후보의 상황과 닮은 측면이 있다. 당초 안 후보가 '광해'를 보게 된 것 역시 그의 대변인실 페이스북에 안 후보가 직접 이 영화를 관람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여럿 올라왔기 때문이다.
안 후보가 '광해' 추창민 감독, 원동연 제작자와 함께 영화를 관람한 뒤 '안철수 진심캠프' 트위터엔 "약자를 대하는 지도자의 진정성이 어떠해야 하는지 생각했다"는 트윗글이 올라왔다. 또한 안 후보 측은 대변인실 페이스북을 통해 "영화를 관람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많이 올라왔고 영화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기 때문에 '광해'를 관람했다"고 언급했다.
이미 흥행몰이 중이던 '광해'는 이 같은 입소문에 힘입어 1000만 관객 돌파를 바라보게 됐다. 관객들은 '광해'의 등장 인물인 하선을 정치 경험이 없는 안 후보의 캐릭터와 연결짓고 있다. 실제로 함께 영화를 관람한 후 추 감독은 안 후보에게 "영화를 본 관객들이 안 후보를 많이 얘기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이와 정반대의 위치에 서 있다. 신뢰와 원칙이란 자신의 이미지를 바탕으로 '안정성'을 어필하는 전략인 만큼 박 후보는 자신의 정치 경력을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달 18일 경기도 성남 가천대를 찾아 특강하며 "정치를 15년 했는데 그 분야에 전문가가 된다거나 내공을 쌓으려면 최소한 10년은 필요하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당시에도 정치 경력이 일천한 안 후보와 문 후보를 겨냥한 언급이란 해석이 많았다.
자연히 박 후보 측에선 '광해'의 흥행과 새로운 리더 상으로서의 안·문 후보와의 결합이 달갑잖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최근 당 내부에서 혼선을 빚어 박 후보 스스로 교통 정리에 나섰기 때문에 영화 관람 일정까지 소화할 여유가 없는 형편이다.
이런 가운데 12일 저녁엔 문 후보가 서울 신촌 아트레온에서 영화를 관람한다. 역시 정치신인에 속하는 문 후보도 '광해'의 후광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더 나아가 '광해' 신드롬이 안·문 후보의 행보와 연계돼 대선 정국에도 영향을 끼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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