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서 발생한 이른바 ‘낙지 살인사건’의 피고인에게 1심 법원이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인천지법 형사12부(박이규 부장판사)는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낙지를 먹다 질식사한 것처럼 속여 보험금을 타낸 혐의(살인)로 기소된 남자친구 A(31)씨에 대해 11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A씨는 2010년 4월19일 새벽 인천 한 모텔에서 여자친구 B(당시 22)씨를 질식시켜 숨지게 한 뒤 B씨가 낙지를 먹다 숨졌다고 속여 사망 보험금 2억원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이 사건은 처음에 낙지 질식 사고사로 종결됐고 B씨의 시신이 사망 이틀 후 화장돼 결정적 증거가 없다는 점에서 유죄판결 여부가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재판부는 여자친구가 호흡곤란과 질식으로 숨진 것은 분명해 보이며, 그렇다면 극심한 고통으로 인해 사건 현장이 흐트러지는 것이 당연한데 그렇지 않았던 점에 주목했다.

또 남자친구가 지인에게 여자친구가 먹은 낙지의 부분이 ‘몸통 전체‘였다고 말했다가 다음에는 ‘다리’라고 말을 바꾸는 등 진술의 일관성을 찾기 어려웠고 여자친구가 아무리 술에 취했다고 해도 스스로 낙지를 통째로 먹었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점도 인정됐다.

또 남자친구가 굳이 종업원을 통해 사건을 신고한 점, 여자친구가 사경을 헤매는 동안에도 또 다른 만남을 계속하는 등 납득하기 어려운 행동을 한 점 등도 고려했다고 재판부는 덧붙였다.

앞서 검찰은 A씨에 대해 사형을 구형했다.

인천=김인완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