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일정 소화하면서… 학생 요청으로… "효과 만점"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의 '대학 사랑'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교수 출신이자 대표적 청춘 멘토인 자신의 경력을 십분 활용한 '강연 정치' 전략으로 풀이된다.

안 후보는 11일 충북 청주교대에서 초청 강연을 갖는다. 앞서 세종시를 찾아 건설 현황 브리핑을 청취하는 안 후보는 오후엔 인근 청주의 이 대학을 찾아 강연할 예정이다.

안 후보의 일정은 1주일 전부터 대학 강연 스케줄로 꽉 찼다. 4일 전남 광주 조선대를 시작으로 5일 전북 완주 우석대, 8일 경북 경산 대구대, 10일 대전 KAIST를 연이어 방문했다. 주말인 6~7일과 일정상의 이유로 줄곧 서울에 머물러야 했던 9일을 제외하면 매일 지역 소재 대학들을 찾고 있다.

안 후보는 '호남 민생투어'의 하나로 조선대와 우석대를 찾았다. 특히 우석대는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은 안 후보가 완주 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를 방문한 뒤, 대구대는 경북 구미 불산가스 누출 피해 사고 현장을 방문한 뒤 각각 찾아갔다.

각 현안과 관련해 지역에 갈 경우 꼭 인근에 위치한 대학들에서 강연을 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안 후보는 11일 역시 세종시 방문 뒤 행선지를 인근 청주교대로 잡았다.

안 후보는 대학 강연으로 일석이조 효과를 누리고 있다. 그는 지난해 '지방 기살리기'를 목표로 청춘콘서트를 진행하며 각 대학을 많이 찾아 강연한 경험이 있다.

정치인으로선 초보지만 강연자로선 훨씬 더 자연스러운 모습을 어필할 수 있다.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층의 지지를 높이는 효과가 컸다. 또한 지방대는 그 지역에서 일종의 문화센터 역할을 하므로 공개 강연은 지역 민심을 얻는 데도 효율적이다.

특히 안 후보의 대학 강연은 '쌍방향 접촉'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캠프에서 안 후보가 지역 일정을 소화하는 데 맞춰 인근 대학들에 요청할 뿐 아니라 해당 대학 학생들로부터 직접 요청을 받고 수락하는 경우도 있다.

대구대 강연은 이 대학 학생이 SNS를 통해 "대구대 학생들과 만나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한 것이 받아들여졌다. 일정을 조율하던 차에 안 후보가 구미 불산가스 사고 현장을 찾게 되면서 강연이 성사됐다. 정정석 대구대 홍보팀장은 "학교가 따로 안 후보를 초청하진 않았는데 안 후보 캠프가 한 여학생의 부탁을 들어줘 강연 일정을 잡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KAIST 강연도 마찬가지다. 국제 대학생 컨퍼런스를 주최하는 이 대학 동아리 'ICISTS' 학생들이 안 후보에게 학교를 찾아 강연해 달라며 직접 e메일을 보내 일정이 잡혔다. 안 후보가 KAIST 교수 재직 당시부터 e메일 등으로 소통한 점을 떠올린 학생들이 용기를 낸 것이다.

대학들은 안 후보의 방문에 반가운 속내를 드러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정치적 성격의 행사란 시선 때문에 (안 후보를) 먼저 초청할 순 없지만 유력 대선 후보가 학교를 찾으니 관심이 쏠린다" 며 "아무래도 대학 입장에선 홍보 효과가 크고 이번 기회에 대외 인지도가 올라갈 것이란 기대도 된다"고 귀띔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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