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드러먼드 구글 최고법률책임자(CLO)가 신종균 삼성전자 IM(정보기술 모바일)담당 사장과 비밀리에 만남을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달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삼성전자를 방문해 최지성 미래전략실 부회장, 신 사장을 면담한데 이어 또 다시 양사 수뇌부 간 미팅이 성사돼 그 배경에 업계의 이목이 쏠려있다.

지난 9일 한국을 방문한 드러먼드 부사장은 10일 오전 8시께 삼성전자 서초사옥을 방문해 신 사장과 1시간 가량 미팅을 가졌다. 이 자리에 최지성 부회장이 함께 했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구글에서 개최하는 국제 컨퍼런스인 '빅텐트' 참석 차 방한했지만 첫 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들을 만나 구글이 도와줄 수 있는(해줄 수 있는) 부분을 논의하기 위해 왔다"고 방한 목적을 밝혔다.

구글이 구축한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대표주자인 삼성전자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는 구글 창립 당시 초대 법률 고문이었고, 현재는 최고법률책임자 겸 수석 부사장을 겸하고 있다.

이에 따라 드러먼드 부사장과 신 사장의 만남에서는 안드로이드 분야 협력을 비롯해 삼성전자가 애플과 벌이고 있는 특허소송에 대한 대응책 등이 논의됐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앞서 슈미트 구글 회장도 방한 당시 "특허를 무기로 다른 제조사의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시키려는 것은 혁신을 억누르는 행위"라며 긴밀한 파트너인 삼성전자에 대한 지지를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슈미트 회장 방한 때 애플과의 소송에 대한 포괄적인 대응방안이 오갔다면, 이번 법률책임 부사장의 방문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해법이 논의됐을 것"이라고 전했다.

드러먼드 부사장은 신 사장과의 면담 후 최충식 방송통신위원회 부위원장, 최광식 문화부 장관 등을 차례로 예방한 뒤 이날 오후 늦게 일본으로 출국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구글 측은 드러먼드 부사장과 신 사장의 만남에 대해 "알 수 없다"고 답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m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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