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산업전쟁] 앞서가는 한국, 추격하는 美·日…'반도체 大戰' 더 뜨거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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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램, 삼성·SK하이닉스 독무대…복병은 엘피다 인수한 美 마이크론
낸드플래시, 삼성 독주 속 도시바·SK하이닉스 중위권 싸움
OLED , 삼성·LG 기술력 '으뜸'…日·대만업체 힘합쳐 '한국타도' 나서
낸드플래시, 삼성 독주 속 도시바·SK하이닉스 중위권 싸움
OLED , 삼성·LG 기술력 '으뜸'…日·대만업체 힘합쳐 '한국타도' 나서
‘한·미·일 삼국지 속 중화권의 맹추격.’
세계 전자 부품업계의 4강 구도는 이렇게 요약된다. 한국이 시장의 절반 안팎을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의 보호무역주의에 견제를 받고 있다. 중앙정부와 자국 업체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도 경계 대상 1호다. 경쟁 과열로 인한 가격 하락에 맞서 한국 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선점’과 ‘전자 부품에 이은 소재 시장 장악’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메모리 코리아’ 계속되나
대표적 메모리 반도체인 D램 시장은 아직까지 한국 업체들의 독무대나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40% 이상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고 SK하이닉스가 25%에 가까운 점유율로 뒤따르고 있다.
복병은 미국의 마이크론이다. 일본 D램 업체인 엘피다를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7월 엘피다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 최종 합병을 목표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론이 엘피다와 합치면 D램 시장은 한국과 미국의 양강 구도로 바뀐다. 업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엘피다)만 남게 된다. 대만의 군소업체들이 모두 정리돼서다.
한때 ‘누가 먼저 생산을 포기하냐’는 ‘치킨게임’의 대명사로 불렸던 D램 시장이 예전보다 불확실성이 줄어든 3자 구도로 재편되는 셈이다.
D램과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선 한·미·일 삼국지가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독주 속에 일본 도시바와 마이크론, SK하이닉스가 중위권 싸움을 하고 있다. ‘1강 3중’ 구도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변수는 PC의 종말과 모바일의 급성장이다. 메모리 반도체를 가장 많이 써줄 PC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반면 모바일 기기가 대체하고 있다는 얘기다. 모바일 전성시대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미 작년 9월 휴대폰과 태블릿PC에 많이 들어가는 낸드 시장이 주로 PC용으로 쓰이는 D램 시장을 추월했다. 비슷한 시기 모바일 기기 업체들이 사들인 반도체 금액이 PC 제조 업체들을 능가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모바일D램 같은 모바일용 반도체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메모리 시장의 변수가 됐다. 임베디드로 불리는 내장형 메모리 같은 고부가가치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도 메모리 패권의 관건이다.
인텔과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미국 업체 중심인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 여부 역시 관전 포인트다.
◆OLED 시장 선점은 누가
디스플레이 시장은 한국과 일본, 대만의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대형에선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 대만 업체들이 몸집을 불려 추격하고 있다.
대만 AUO와 CMI는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16%대의 점유율로 삼성과 LG를 뒤따르고 있다. 샤프와 일본 연합군인 저팬디스플레이가 고급 중소형 LCD로 명예회복을 노린다.
향후 패널 시장 주도권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강자 쟁탈전’에 달려 있다고 업계는 내다본다. 삼성과 LG가 앞서 있지만 일본과 대만이 힘을 합쳐 ‘한국 타도’를 외치고 있다. BOE 등 중국 업체들도 정부 지원 아래 비상을 노리고 있다.
충전해서 쓸 수 있는 2차전지 시장에서도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한국 추월을 노리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추격하는 것도 패널 시장과 유사하다. 모바일용인 소형 시장에선 삼성SDI를, 전기차용인 중형 시장에선 LG화학을 각각 넘어서는 게 중국과 일본 기업들의 목표다.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최대 2차전지 업체 에너원이 공적자금을 받는 신세로 전락하자 미국 법무부는 최근 한국과 일본 배터리 업체의 가격 담합 여부를 내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 부품은 세트 업체들의 수요뿐 아니라 각국 정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부품 패권 경쟁은 사실상 국가 대항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
세계 전자 부품업계의 4강 구도는 이렇게 요약된다. 한국이 시장의 절반 안팎을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과 일본의 보호무역주의에 견제를 받고 있다. 중앙정부와 자국 업체의 강력한 지원을 받고 있는 중국도 경계 대상 1호다. 경쟁 과열로 인한 가격 하락에 맞서 한국 업체들은 ‘고부가가치 제품 선점’과 ‘전자 부품에 이은 소재 시장 장악’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다.
◆‘메모리 코리아’ 계속되나
대표적 메모리 반도체인 D램 시장은 아직까지 한국 업체들의 독무대나 마찬가지다. 삼성전자가 40% 이상의 시장을 차지하고 있고 SK하이닉스가 25%에 가까운 점유율로 뒤따르고 있다.
복병은 미국의 마이크론이다. 일본 D램 업체인 엘피다를 손에 넣었기 때문이다. 마이크론은 지난 7월 엘피다 인수 계약을 체결하고 내년 상반기 최종 합병을 목표로 물밑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이크론이 엘피다와 합치면 D램 시장은 한국과 미국의 양강 구도로 바뀐다. 업체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엘피다)만 남게 된다. 대만의 군소업체들이 모두 정리돼서다.
한때 ‘누가 먼저 생산을 포기하냐’는 ‘치킨게임’의 대명사로 불렸던 D램 시장이 예전보다 불확실성이 줄어든 3자 구도로 재편되는 셈이다.
D램과 메모리 반도체의 양대산맥을 이루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에선 한·미·일 삼국지가 벌어지고 있다. 삼성전자의 독주 속에 일본 도시바와 마이크론, SK하이닉스가 중위권 싸움을 하고 있다. ‘1강 3중’ 구도는 한동안 지속될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변수는 PC의 종말과 모바일의 급성장이다. 메모리 반도체를 가장 많이 써줄 PC 수요가 급감하고 있는 반면 모바일 기기가 대체하고 있다는 얘기다. 모바일 전성시대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이미 작년 9월 휴대폰과 태블릿PC에 많이 들어가는 낸드 시장이 주로 PC용으로 쓰이는 D램 시장을 추월했다. 비슷한 시기 모바일 기기 업체들이 사들인 반도체 금액이 PC 제조 업체들을 능가하기 시작했다.
이 때문에 모바일D램 같은 모바일용 반도체를 얼마나 잘 만드느냐가 메모리 시장의 변수가 됐다. 임베디드로 불리는 내장형 메모리 같은 고부가가치 시장을 누가 선점하느냐도 메모리 패권의 관건이다.
인텔과 퀄컴,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등 미국 업체 중심인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장 여부 역시 관전 포인트다.
◆OLED 시장 선점은 누가
디스플레이 시장은 한국과 일본, 대만의 3파전 양상을 띠고 있다. 대형에선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에선 삼성디스플레이가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일본과 대만 업체들이 몸집을 불려 추격하고 있다.
대만 AUO와 CMI는 대형 LCD(액정표시장치) 시장에서 16%대의 점유율로 삼성과 LG를 뒤따르고 있다. 샤프와 일본 연합군인 저팬디스플레이가 고급 중소형 LCD로 명예회복을 노린다.
향후 패널 시장 주도권은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강자 쟁탈전’에 달려 있다고 업계는 내다본다. 삼성과 LG가 앞서 있지만 일본과 대만이 힘을 합쳐 ‘한국 타도’를 외치고 있다. BOE 등 중국 업체들도 정부 지원 아래 비상을 노리고 있다.
충전해서 쓸 수 있는 2차전지 시장에서도 중국과 일본 업체들이 한국 추월을 노리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앞세워 추격하는 것도 패널 시장과 유사하다. 모바일용인 소형 시장에선 삼성SDI를, 전기차용인 중형 시장에선 LG화학을 각각 넘어서는 게 중국과 일본 기업들의 목표다.
미국은 보호무역주의로 재기를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최대 2차전지 업체 에너원이 공적자금을 받는 신세로 전락하자 미국 법무부는 최근 한국과 일본 배터리 업체의 가격 담합 여부를 내사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자 부품은 세트 업체들의 수요뿐 아니라 각국 정부 정책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부품 패권 경쟁은 사실상 국가 대항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인설 기자 surisu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