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증권은 11일 철강주에 대해 3분기 실적이 대체로 시장 예상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기현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3분기 만에 POSCO의 분기 영업이익 1조원 클럽 가입 등 하반기에 대한 기대감이 충만했던 지난 2분기와는 달리, 3분기 분위기는 전혀 다른 세계에 넘어온 것 같은 모습"이라며 "3분기 국내 철강업체들의 실적은 대체로 시장 컨센서스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

9월 들어 국내 유통가격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졌고, 원화강세가 진행되면서 단기적으로 수출마진이 위축 받을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하지만 이 가운데에서도 현대하이스코와 비철금속관련 업체들은 시장 눈높이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이익 안정성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POSCO와 현대제철의 평균 영업이익 감소율은 전년대비 -21%, 전기대비 -26%에 이르는 저조한 실적이 예상된다고 했다.

판재류의 업황 부진은 4분기에 더욱 악화될 개연성이 있다는 게 박 애널리스트의 생각이다. 3분기 중 급락한 중국산 제품이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서, 국내가격을 자극할 공산이 크기 때문. 더욱이 4분기 원재료 계약가격이 톤당 60달러 이상 하락할 것으로 추정되면서 수요업체들의 가격 인하에 대한 압력이 1분기 처럼 재연될 개연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동양증권은 POSCO의 4분기 영업이익이 지난 2분기를 고점으로 재차 하락하면서 7000억원선이 무너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탄소강의 판가 하락폭이 3분기 대비 톤당 4만5000원이 떨어지면서 약 1만5000원 가량 추가 마진 스퀴즈가 발생할 것이라며 약 1300억원 가량 이익이 전분기대비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4분기 영업이익은 전분기보다 16% 감소한 6902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현대제철도 판재류의 경우 마진 위축을 피하기 어렵지만 그나마 봉형강류가 이를 상쇄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며 생산량 확대를 통한 고정비 감소가 가능하고, 철스크랩가격의 하향 안정화를 통해 마진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4분기는 전기대비 +27% 늘어난 3011억원에 달할 것으로 관측했다.

그는 "현재 철강주에 대한 투자는 무리한 포트폴리오 전략을 가져가기에는 어려운 국면"이라며 "적어도 이달까지는 내수가격의 인하 압력이 가중되는 시기여서 월간(10월~11월)으로 가장 낮은 실적구간에 들어간 점을 상기해 봐야한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12월 이후에는 단기적으로 고로업체들의 반등을 예상했다. 박 애널리스트는 "월간으로 볼 때 11월까지 내수가격 인하가 마무리되고, 수출가격 역시 바닥을 잡은 상태라는 점과 12월부터는 4분기 급락한 저가의 원재료 계약물량이 본격 투입되면서 실적 개선에 나서기 때문"이라며 "내년 1분기에는 원재료 래깅 효과이긴 하지만 실적 개선이 분명하게 발생할 소지가 높다"고 진단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