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코스피지수는 조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뉴욕증시가 기업실적 우려 등으로 급락한 데다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이 2단계 강등되는 등 유럽 불확실성 또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과 옵션만기까지 겹쳐 변동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미국 뉴욕증시는 10일(현지시간) 세계 경기둔화 우려와 대기업들의 실적 악화 영향으로 하락했다. 세계 경기 둔화와 이에 따른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위기 해결에 대한 불확실성, 기업실적 우려 등이 투자심리를 여전히 짓눌렀다.

국제신용평가기관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스페인의 국가신용등급을 2단계 낮춰 정크본드 바로 위 수준으로 강등했다.

S&P는 이번 강등이 스페인의 경기침체가 심화되고 금융부문의 위험이 계속되는 것을 반영한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코스피지수는 세계 경기 둔화 우려에 전 거래일보다 30.82포인트(1.56%) 빠진 1948.22를 기록했다. 지수가 1950선 아래에서 장을 마치 것은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발표가 있기 사흘 전인 지난달 11일(종가 1920.00)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증시전문가들은 세계 증시의 조정 분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증시는 옵션만기일과 기준금리 결정 등을 앞두고 투자심리가 더 위축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옵션만기일 이후 불확실성 해소에 초점을 맞춘 일시적인 반등 가능성은 있다는 예상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의 중기적인 추세는 유효하고 국내 증시의 상승구조가 여전히 견고하다"며 "추가 급락보다는 중기 지지력 확보와 분위기 반전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과거 비슷한 조정 분위기를 연출했던 시기들을 돌이켜보면 조정은 일시적이었다는 분석이다.

이 연구원은 "과거 2001년 12월(IT버블과 9.11테러), 2003년 8월(국내 내수과열과 카드버블), 2004년 9월(중국 긴축 쇼크) 모두 지수는 중기 조정 이후 분위기 반전을 모색해 가던 국면이었다"며 "코스피가 일시적으로 20일 이동평균선을 하향 이탈했지만 과열해소 패턴에서 나타나는 단기 변동성 확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과거 사례 모두 단기 충격은 있었지만 지지력을 확보하고 재차 상승세가 전개됐다는 것이다.

이 연구원은 "특히 전날 한 달여 만에 지수가 1950선을 이탈하는 상황에서도 거래대금은 예금보험공사의 한국전력 지분 블록딜을 제외하면 4조원대 초반 머물렀다"며 "추가적인 하락을 자극할 만한 매물압력이 그리 크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언급했다.

옵션 만기일 이후 시장의 초점은 긍정적인 이벤트들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김현준 대신증권 연구원은 "매크로와 실적 우려가 최근 조정으로 반영된 가운데 만기일 이후 시장의 시선이 긍정적 모멘텀들인 10월 미국 경제지표 호조와 11월 8일 예정된 중국 당대회 기대로 옮겨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