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10월 신용카드업계에 진출한 현대카드의 당시 시장 점유율은 1.8%에 불과했다. 하지만 지금은 10%를 훌쩍 뛰어넘었다. 카드업 진출 8년 만에 업계 2위 그룹으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하게 된 배경으로 현대카드는 도전을 주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러면서 ‘차별화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아직 할 일이 많다며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시도가 꾸준히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대카드가 카드업계에 미친 영향은 컸다. 세계 최정상 스포츠 스타와 아티스트를 초청하는 슈퍼 매치와 슈퍼 콘서트는 다른 회사와 차별화된 마케팅의 대명사로 꼽힌다. 현대카드는 슈퍼 매치와 슈퍼 콘서트 이외에도 국내외 예술과 경영 분야의 오피니언 리더와 접할 수 있는 슈퍼 토크와 신진 아티스트와 새로운 예술 장르를 소개하는 컬처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문화 마케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자평했다.

현대카드는 또한 M카드를 통해 회사 이름이 아닌 상품 브랜드로 고객에게 접근하는 마케팅 기법을 도입하기도 했다. 블랙카드나 퍼플카드 등 초우량고객(VVIP) 대상 카드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선보인 회사도 현대카드다. 숫자와 영어, 컬러를 통한 카드 작명은 현대카드의 전매특허가 됐다.

현대카드는 기업문화와 근무환경에서도 차별화를 시도했다. 선진적인 기업문화와 근무환경이 성공의 원동력이라는 생각에서다. 2010년전에는 80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사옥 리모델링 등 인프라 업그레이드에 과감히 나섰다.

불필요한 대면 보고를 전화나 이메일로 전환하는 등 일하는 방식을 바꾸는 노력도 적극 진행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인프라가 직원들에게 프라이드를 줬고 이런 프라이드가 열정적인 업무 자세를 유도하면서 조직 발전이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상품과 서비스 개발에는 혁신을 강조하지만 리스크 관리는 어떤 금융회사보다 보수적이다. 현대카드는 향후 6개월간 외부 조달 없이도 자금을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현금과 크레디트 라인을 확보하고 있다.

현대카드는 2009년을 고객만족 원년으로 선포하고 ‘사후약방문’식 서비스보다 고객의 목소리를 신속하고 한발 앞서 반영할 수 있는 체계 구축에 공을 들이고 있다. 경영진이 고객과 직접 통화해 불만을 해결해주는 ‘경영진 고객불만해결 프로그램’이나 대기 시간을 최소로 줄이는 자동응답전화(ARS)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2005년 GE소비자금융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글로벌 금융회사로 발돋움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선진금융기법과 기업문화 등 경영 전반에서 세계 최고 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