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부경찰서는 9일 2억 원 상당의 조명제어 컴퓨터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를 빼돌린 용역회사 직원 박모씨(45)를 절도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지난 2010년 12월께 광주광역시청 중앙관제실에서 근무하다 관제실에 있던 외관조명 제어용 컴퓨터를 훔친 혐의다. 경찰조사결과 박씨는 국가 물품관리대장 작성을 하지 않는 등 컴퓨터 관리가 허술한 점을 이용, 컴퓨터를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박씨는 지난 9월께 시청측이 고가의 프로그램이 설치된 컴퓨터를 도난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하자 집에서 사용 중인 컴퓨터를 포맷한 후 다시 가져다 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없어진 컴퓨터가 프로그램이 삭제된 채 다시 발견된 것을 수상히 여겨 컴퓨터를 복원한 후 사용내역을 분석해 박씨를 붙잡았다.

이번 사건으로 광주시의 허술한 시설물 관리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지난 2010년 1월께 빛축제(광엑스포) 야경연출을 위해 중앙관제실에 설치된 이 컴퓨터와 프로그램은 이후 활용된 적이 한번도 없었다. 또 청사 내 시설물 관리의 범주에는 포함돼 있었지만 이에 따른 공식적 서류상의 등록절차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시 관계자는 “해당 컴퓨터는 관제센터 PC 현황에는 들어 있었지만 관리가 일부 소홀한 점이 있었다”며 “향후 이 같은 사안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