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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 기근 속 경쟁 심화…구황작물은 '방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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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사가 불황과 경쟁심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보험상품을 파는 방카슈랑스 부문이 선전, 구황작물이 되고 있다.

    증권사들이 자산관리 업무 확대 일환으로 상품 구성을 다양화한 상황에서 지난 8월 세법개정안 발표와 함께 즉시연금 수요가 늘어난 점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증권사 방카슈랑스 매출은 지난 8월과 9월 뚜렷한 증가세를 나타냈다. 특히 8월 세법개정안 발표로 해당월에 자금이 두드러지게 유입된 것으로 집계됐다.

    증권사 방카슈랑스 업계 1위인 삼성증권은 지난 8월 방카슈랑스 매출(초회 보험금 기준)이 1712억원을 기록, 올해 연평균 매출(650억원)의 세 배에 가까운 성과를 거뒀다. 9월에도 80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업계 2위인 동양증권 역시 지난 8월 429억원의 방카슈랑스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달 3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KDB대우증권 역시 8~9월 방카슈랑스 매출이 300억원대를 기록해 연평균 매출(198억원)을 크게 상회했다.

    그동안 방카슈랑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 않던 증권사들도 올 들어 잇따라 진출하면서 경쟁은 점차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우선 신한금융투자가 올해 4월부터 방카슈랑스 사업을 시작했다. 4월 당시 매출이 17억원에 불과했지만 8월부터 두 달 연속 100억원대 매출을 기록했다.

    이 밖에 한국투자증권이 지난달부터 즉시연금 2종과 저축성보험 5종 등 보험 상품을 판매하며 사업을 시작했고, 대신증권도 이달부터 경쟁에 합류한다.

    이는 정부가 금융소득 종합과세 한도를 종전 400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낮추면서 절세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절세상품인 즉시연금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즉시연금은 내년부터 10년 이상 유지했을 때 받던 비과세 혜택이 없어지기 때문에 '막차 가입' 수요가 늘어나면서 증권사 방카슈랑스 매출도 성장한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업계에선 프라이빗뱅커(PB)를 많이 확보해 자산관리에 강점을 갖고 있거나 보험계열사를 보유한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방카슈랑스 사업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고액자산가일수록 상품 선택의 기준이 세금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최근 즉시연금 수요가 강하게 나타났다는 진단이다.

    동양증권 관계자는 "일부 보험사들이 초저금리 장기화로 역마진 우려가 가중되면서 즉시연금의 방카슈랑스 판매를 중단한 점 역시 최근 관련 투자심리를 자극한 측면이 있다"며 "증권사 입장에서는 장기상품인 보험 판매를 통해 오랜 기간에 걸쳐 고객 관계를 형성할 수 있고 신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일부 비과세 혜택에 초점을 맞춰 적립식 저축보험 관련 수요가 증가한 점도 최근 매출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증시 전문가들은 현 시점에서 방카슈랑스 매출 성장이 증권사 전체 실적과 주가에 기여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진단했다.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통한 온라인 주식 거래 수수료가 0.01%까지 추락한 상황에서 증권사들이 다른 상품권에서도 수수료 경쟁에 나서면서 어려운 업황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증권업계가 거래대금 감소와 수수료 경쟁 등으로 불황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방카슈랑스가 상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지만 의미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보릿고개의 구황작물에 그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또한 내년부터 즉시연금의 비과세 혜택이 없어진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증권사의 방카슈랑스 호황기가 길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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