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에 이어 두 번째로 발행된 30년 만기 국고채에도 개인투자자들이 몰려 인기를 끌었다.

삼성증권 우리투자증권 KDB대우증권 등 각 증권사 지점은 9일 발행된 30년 만기 국고채 판매를 시작했다. 이날 발행된 국고채 30년물은 3940억원 규모다. 발행금리는 각각 연 2.98%와 연 3.01%로 정해졌다. 지난달 처음 발행된 국고채 30년물은 발행된 지 1~2일 만에 4060억원어치가 모두 판매됐다. 거액 자산가들이 집중적으로 국고채 30년물을 매수하며 ‘장기채 투자 붐’을 일으켰다.

‘30년물 열기’를 주도한 삼성증권의 경우 지난달과 비슷한 수준의 판매액을 기록했다. 안병원 삼성증권 도곡지점 차장은 “오전부터 계속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며 “배정된 물량이 모자랄 정도로 찾는 사람이 많다”고 전했다.

삼성증권은 지난달 약 2000억원어치의 국고채 30년물을 판매했다. 당초 배정받은 1200억원어치가 모자라 추가로 800억원어치를 국고채 유통시장에서 추가로 매수해야 했다. 안 차장은 “10일까지 배정된 물량이 모두 소진될 것”으로 예상했다. 개인투자자 비중도 늘었다. 류남현 삼성증권 SNI강남파이낸스센터 부장은 “지난달에는 개인보다 법인 고객이 국고채 30년물을 더 많이 샀는데 이번에는 엇비슷한 수준”이라며 “장기채에 대한 거액 자산가들의 관심이 그만큼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삼성증권과 달리 다른 증권사는 “지난달만큼 열기가 뜨겁지는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조원희 KDB대우증권 PB클래스 서울파이낸스센터장은 “지난달에는 30억원어치를 판매했는데 이번달은 아직 사겠다는 고객이 없다”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현재 금리가 상당히 낮기 때문에 앞으로 금리 변화를 보고 매입하겠다는 사람이 많다”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도 “지난달의 절반 정도 물량을 구해서 판매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고채 30년물 금리가 다른 국고채보다 낮다는 판단으로 오히려 10년물이나 20년물을 판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공통적으로 장기채에 대한 수요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데는 의견을 함께했다. 박만준 SK증권 도곡PIB지점 이사는 “개인·법인 할것 없이 최근 5~10년물 등 장기채 수요가 크게 늘었다”며 “금리 전망이 안정되면 장기채 수요는 점점 더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