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서 암수술·치료 반복 후 '암해방' 선언
"그렇게 금방 회복?" 의구심…새 임기 위협 요소

베네수엘라의 우고 차베스(58)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대선에서 승리해 4선에 성공했지만 한동안 암투병으로 고통받았던 병력 탓에 6년간의 새 임기를 온전히 수행할 수 있을지는 의문으로 남는다.

작년 6월 쿠바를 방문했을 당시 종양 수술을 한 데 이어 모종의 암 수술까지 받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정계는 물론 국민 사이에서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한 우려는 끊임없이 쏟아졌다.

차베스는 1년 동안 계속된 암투병 동안 때때로 공개석상에 나와 무한 권력의지를 다졌지만 정확한 몸 상태에 대해선 침묵으로 일관하면서 '차베스 건강, 정말 괜찮나'라는 의구심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탓에 그가 지난 7월 장시간 기자회견에서 공식적으로 '암해방'을 선언하고도 이를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란 쉽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차베스도 세간의 눈을 의식한 듯 대선 캠페인 동안 본인 건강과 관련된 질문에는 유독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차베스는 캠페인 도중 건강상태를 질문받자 "보는 것처럼 건강하지 않으냐"며 쏘아붙이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말하는 것을 즐기며 긴 답변을 늘어놓는 습관과 상반되는 태도였다.

물론 지난 석달 간 캠페인에서 보여준 그의 '육체적 열의'는 암투병 당시와 분명 뚜렷한 차이를 보여주기도 했다.

대중 집회에서 활달하게 웃고, 춤도 추고, 농담도 던지며, 노래도 하는 옛 시절로 돌아간 모습은 마치 암과 사투하던 시절을 잊은 듯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그의 발병과 회복의 굴곡을 지켜본 의사들은 암 회복 선언이 진실로 가능한지에 대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모습이다.

차베스가 어떤 암에 걸렸다 어떻게 회복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최소 '암해방'이라는 말을 하려면 몇 년은 기다려야 한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 같은 의구심 속에 베네수엘라에서는 그가 급기야 대선 캠페인에 뛰어들기 위해 근육강화제인 '스테로이드'를 투여받았다는 설도 무성하게 돌고 있다.

이는 확인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차베스에 흠집을 내려는 시도라는 비판도 없지 않다.

일각에서는 그가 아픈 몸에도 캠페인 막판 집중적인 거리 유세를 펼 수밖에 없었던 이유로 야권의 대항마였던 엔리케 카프릴레스의 거센 지지율을 들기도 한다.

선거를 앞두고 카프릴레스의 지지율이 무섭게 상승하면서 권력 수성에 대한 위기감이 차베스 스스로를 거리 유세장으로 내몰았다는 얘기다.

2013년 초 취임식에서 차베스가 활기차게 새 임기를 시작하더라도 건강문제는 그를 위협하는 고민으로 계속 남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라카스연합뉴스) 양정우 특파원 edd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