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시장이 포화 상태에 빠졌다. 2010년을 기점으로 카드 가맹점 증가율이 이전의 반토막 수준으로 떨어졌다. 대형 소매유통업체는 더 이상 카드 사용이 늘어날 수 없을 정도로 카드 결제가 일반화했다.

7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 가맹점은 결제승인 실적이 있는 유효 사업자를 기준으로 2004년 1월 102만곳에서 2012년 4월 171만곳으로 68% 증가했다. 하지만 2009년까지 연 8% 안팎이던 가맹점 증가율이 2010년 들어서는 연 4%대로 뚝 떨어졌다.

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카드 가맹점 의무화 조치와 카드 소득공제 혜택 등의 영향으로 그동안 가맹점이 빠른 속도로 늘었지만 이제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기존 사업자 중 가맹점 계약을 체결하지 않다가 새로 맺는 곳은 거의 없고 신규 사업자 중심으로만 가맹점이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평균 결제금액도 카드 시장의 포화 상태를 말해주고 있다. 평균 결제금액은 2004년 1월 9만500원에서 2012년 4월 5만7700원으로 36% 하락했다.

평균 결제금액은 소액 결제가 늘어나면 떨어지기 때문에 평균 결제금액 하락률은 카드 시장 활성화를 판단하는 주요 잣대다. 평균 결제금액 하락률은 2010년 이후 연 2%대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2004~2009년 연평균 6% 이상의 하락률보다 크게 감소한 것이다.

대형마트 슈퍼마켓 등 유통업체의 경우 올 3월 말 현재 카드 결제 비중이 각각 85.4%와 77.8%를 기록해 대형 소매유통업체에서 시장 확대도 한계를 맞은 것으로 분석됐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