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의 회복이 정체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른바 'L자형' 경기 침체에 빠져들고 있다는 진단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일 "스페인과 그리스에 대한 불확실성이 유럽 금융시장과 경기 사이클에 여전히 부담을 주고 있다"며 "오는 8~9일 개최되는 유럽연합(EU) 재무장관 회담에서 이들 이슈에 대한 윤곽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나 불확실성이 충분히 해소될지는 미지수"라고 진단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또 "유로존 경기사이클의 둔화 현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그동안 유로존 경기를 이끌던 독일의 경제 흐름도 둔화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오는 9일 발표할 예정인 글로벌 경제전망에 따르면, 독일의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은 당초 1.0%, 1.4%에서 각각 0.9%와 0.9%로 하향 조정될 전망이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기 역시 뚜렷한 회복 모멘텀(상승 동력)이 가시화되지 않고 있다"며 "11월 8일 당 대회 개최를 전후해 중국 정부가 강력한 경기부양을 실시할 가능성은 낮아 보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글로벌 경기사이클은 내년 초까지 'L자형' 흐름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며 "다만 경기사이클과 달리 글로벌 유동성 흐름은 여전히 금융시장에 우호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박 이코노미스트는 "그동안 미국 금융기관에 누적돼 있던 유동성이 일부 감소하고 있다"며 "즉, 유동성이 시중으로 유입되고 있음은 3차 양적완화(QE3)와 더불어 긍정적인 신호"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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