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에서 LG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의견을 잇따라 하향 조정하고 있다. 하반기 수요 둔화 우려로 실적 모멘텀이 약화될 것이란 진단에 무게가 실리며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 것이다. 애플 대상 매출 증가 기대도 수익성 개선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란 분석도 악재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은 LG디스플레이에 대해 사실상 매도 의견인 투자의견 '중립'을 제시하며 주가 상승이 둔화될 것으로 분석했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이날 오후 1시22분 현재 전날 대비 1350원(4.80%) 급락한 2만67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TV 및 노트북패널의 재고가 많아 비수기로 진입하면서 수급이 약화되고 가격은 하락할 것"이라며 "재고가 가장 많은 노트북 패널 가격은 이미 9월부터 하락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작년 10월 이후 1년 가까이 안정됐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4분기 중반부터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는 이유는 지난해 4분기 이후 지속적으로 높아진 패널재고와 4분기 중반 이후 비수기 효과로 인한 수요 감소가 염려되기 때문이다.

애플을 상대로 한 매출 비중 증가 기대도 수익성 악화를 막기엔 역부족이란 愎昞� 이어지고 있다.

유 애널리스트는 "아이패드 미니 출시로 LG디스플레이의 애플용 제품 비중이 4분기에는 31%로 높아져 다른 패널업체에 비해 이익 안정성이 높겠지만 커머디티(commodity) 패널 가격 하락에 따른 실적 모멘텀 약화는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이폰5 패널 생산 증가로 4분기 애플용 제품 매출 비중이 역사상 최고 수준인 31%까지 상승하겠지만 TV 및 노트북용 commodity 패널 가격에 좌우되는 제품의 매출 비중이 70%에 이르기 때문에 패널 가격이 하락할 경우에는 이익 모멘텀은 약화될 수 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애플의 아이패드 미니 출시와 이에 따른 패널 출하 및 영업이익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애플의 뉴아이패드 수요 부진과 아이패드2 수요 강세를 보면 아이패드 미니의 수요가 뉴아이패드 수요를 대체할 경우 LG디스플레이의 태블릿 패널 사업의 4분기 영업이익은 오히려 전분기 대비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는 지적이다.

유 애널리스트는 "뉴아이패드 패널의 수익성이 아이패드2와 아이패드 미니용 패널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아이패드 미니 출시로 LG디스플레이의 이익이 증가하는 효과는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삼성증권도 이날 LG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다만 목표주가는 기존 3만2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소폭 올렸다.

황민성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작년 중반부터 회복하기 시작한 TV 패널의 성장세는 내년 상반기를 고점으로 큰 사이클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판단했다.

실적도 3분기를 고점으로 점차 감소할 전망이다.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LG디스플레이의 영업이익은 TV패널 출하량이 증가하면서 당초 예상보다 많은 2796억원으로 예상했다. 다만 4분기에는 패널가격 하락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2652억원으로 3분기 대비 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013년 1분기에는 계절적 이유로 패널 출하량이 전분기 대비 13% 감소하면서 영업이익이 1080억원까지 축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유 애널리스트는 "2013년 패널수급은 전반적으로 2012년 대비 개선될 전망이라며 수요 회복이 불확실한 가운데에도 산업 전체 패널업체들의 생산능력 증가율이 2%에 머물 전망이어서 수급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며 "패널 수급은 비수기 재고조정이 마무리되는 내년 2분기부터 개선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