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불황 속에서 삼성전자는 더욱 빛을 발했다. 5일 발표된 3분기 잠정실적에서 삼성전자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8조1000억원의 깜짝 영업이익을 내놓았다. 매출도 사상 처음으로 50조원을 돌파했다.

꿈의 실적이라 불리는 '200-20' 클럽 (연간 매출 200조원, 영업익 20조원) 중 영업이익은 이미 3분기까지 20조원을 넘어섰다. 이런 추세라면 연말 '200-25' 돌파도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가 3분기 7조5612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이라고 추정했다. 그러나 갤럭시S3와 갤럭시 노트를 앞세운 IM(ITㆍ모바일) 부문의 선전에 힘입어 전분기보다 20.54% 급증한 영업이익을 달성했다.

8조1000억원은 한 달에 2조7000억원, 하루에 900억원, 한 시간에는 약 35억원을 벌었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이 중 IM의 영업이익만 최대 5조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3분기 스마트폰은 5700만대가 판매돼 글로벌 1위를 수성한 것으로 예상한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 시즌에도 실적을 견인한건 갤럭시S3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운 스마트폰"이라며 "3분기에는 아이폰5 등 경쟁사의 신제품이 나오기 전이라 갤럭시의 독주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아이폰5의 발매로 4분기에는 경쟁이 보다 치열해질 것"이라면서도 "갤럭시S3가 다음 분기에도 2000만대 이상은 판매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연구원은 또 "4분기에는 반도체 시황도 개선될 것으로 보여 3분기보다 더 좋은 실적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 내부에서는 그러나 글로벌 경기 악화에 따른 위기감을 갖고 4분기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경영'이란 단어를 공식적으로 쓰진 않지만, 이에 준하는 위기 경영 체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