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강·노랑 단풍색깔이 다른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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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인사이드 - 아하 그렇군요!
본격적인 단풍 시즌이 왔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첫 단풍은 지난달 25일 설악산에서 시작됐고 27일엔 오대산에서도 관측됐다. 지난달 1~23일 평균기온이 20.1도로 작년 같은 기간(21.2도)보다 1도가량 낮게 나타나면서 지난해보다 첫 단풍 시기가 9일가량 빨라졌다. 중부지방에선 이달 중순부터, 남부지방에선 이달 말부터 단풍이 절정에 이를 것으로 기상청 측은 예상했다.
단풍은 가을철, 잎이 떨어지기 전 나뭇잎 색깔이 노란색이나 갈색 또는 붉은색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원래 식물의 잎에는 엽록소와 함께 색소가 들어 있다. 해가 긴 여름엔 엽록소를 합성, 일정량을 유지하기 때문에 잎이 푸른색을 띤다. 하지만 해가 짧아지고 기온이 낮아지는 가을이 되면 잎으로 드나들던 영양분과 수분 공급이 중단되면서 엽록소 합성이 멈추게 된다.
단풍은 나뭇잎에 따라 다른 분해 방식을 갖고 있다. 먼저 은행나무 잎 같은 단풍은 엽록소가 파괴된 뒤 잎 속에 있던 색소인 카로티노이드와 크산토필이 나타나면서 잎이 노랗게 보이게 된다. 새로운 색소가 합성되는 게 아니라 엽록소가 사라지면서 푸른색에 가렸던 노란색이 나타나는 것이다. 플라타너스 잎같이 완전한 노란색이 아닌 갈색을 띠는 단풍은 탄닌이라는 갈색 색소를 따로 갖고 있다.
반면 벚나무 잎 같은 붉은색 단풍은 엽록소가 파괴된 뒤 잎 속에 없었던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가 새로 합성되면서 만들어진다. 안토시아닌은 꽃 색깔을 나타내는 화청소(색소)인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으로 탄수화물이 많을수록 생성이 촉진된다. 탄수화물이 많이 쌓이려면 낮에 잎이 광합성을 많이 하는 대신 밤에는 호흡작용을 적게 해 탄수화물 소비가 적어야 한다. 때문에 낮엔 햇볕이 잘 들고, 밤은 낮과의 온도 차가 크게 나는 가을에 많이 형성된다. 안토시아닌은 햇볕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노란 단풍에 비해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흔히 서리가 내려야 단풍이 잘 든다고 생각하지만 서리를 맞으면 잎은 얼어버린다.
우리나라 단풍이 세계적으로 아름답다는 명성을 얻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날씨의 기복이 심해 단풍이 곱게 물들지 않는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기복이 심하지 않으면서도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기 때문에 안토시아닌이 형성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
단풍은 가을철, 잎이 떨어지기 전 나뭇잎 색깔이 노란색이나 갈색 또는 붉은색으로 바뀌는 현상을 말한다. 원래 식물의 잎에는 엽록소와 함께 색소가 들어 있다. 해가 긴 여름엔 엽록소를 합성, 일정량을 유지하기 때문에 잎이 푸른색을 띤다. 하지만 해가 짧아지고 기온이 낮아지는 가을이 되면 잎으로 드나들던 영양분과 수분 공급이 중단되면서 엽록소 합성이 멈추게 된다.
단풍은 나뭇잎에 따라 다른 분해 방식을 갖고 있다. 먼저 은행나무 잎 같은 단풍은 엽록소가 파괴된 뒤 잎 속에 있던 색소인 카로티노이드와 크산토필이 나타나면서 잎이 노랗게 보이게 된다. 새로운 색소가 합성되는 게 아니라 엽록소가 사라지면서 푸른색에 가렸던 노란색이 나타나는 것이다. 플라타너스 잎같이 완전한 노란색이 아닌 갈색을 띠는 단풍은 탄닌이라는 갈색 색소를 따로 갖고 있다.
반면 벚나무 잎 같은 붉은색 단풍은 엽록소가 파괴된 뒤 잎 속에 없었던 안토시아닌이라는 색소가 새로 합성되면서 만들어진다. 안토시아닌은 꽃 색깔을 나타내는 화청소(색소)인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으로 탄수화물이 많을수록 생성이 촉진된다. 탄수화물이 많이 쌓이려면 낮에 잎이 광합성을 많이 하는 대신 밤에는 호흡작용을 적게 해 탄수화물 소비가 적어야 한다. 때문에 낮엔 햇볕이 잘 들고, 밤은 낮과의 온도 차가 크게 나는 가을에 많이 형성된다. 안토시아닌은 햇볕의 영향을 받기 때문에 노란 단풍에 비해 날씨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흔히 서리가 내려야 단풍이 잘 든다고 생각하지만 서리를 맞으면 잎은 얼어버린다.
우리나라 단풍이 세계적으로 아름답다는 명성을 얻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날씨의 기복이 심해 단풍이 곱게 물들지 않는 유럽과 달리 우리나라는 기복이 심하지 않으면서도 기온이 서서히 내려가기 때문에 안토시아닌이 형성되기 좋은 조건을 갖고 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