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의 변액연금 사업비가 보험업계 상품 중에서 가장 낮아 소비자에게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PCA생명 등 외국계 보험사의 사업비는 상대적으로 높았다. 변액연금은 보험료를 주식 채권 등에 투자했다 노후에 연금 방식으로 돌려주는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사업비는 설계사 등에 지급하는 모집 수당과 유지·관리 비용을 합한 수수료로, 연금 수령액을 결정짓는 요소 중 하나다.

생명보험협회는 여러 보험사가 팔고 있는 변액연금의 사업비를 5일 홈페이지를 통해 비교 공시했다. 보험사들이 사업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실수익률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잇따라서다.

◆보험사 따라 사업비 최대 3%포인트 차이

생보협회 공시실에 따르면 흥국생명이 자사 설계사를 통해 판매하는 ‘자자손손프리미엄드림 변액연금’ 모집 수당은 월 보험료의 6.65%(7년 이내 기준)다. 7년간 유지·관리 비용(월 2.71%)에다 위험보증료(0.35%)를 모두 합하면 9.71%다. 보험사들의 변액연금 평균 사업비가 월 11% 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낮은 편이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중소형 보험사여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전략적으로 사업비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ING생명의 ‘라이프업인베스트 변액연금’ 사업비도 9.95%로 10%를 밑돌았다.

반면 PCA생명 ‘PCA퓨처액세스 변액연금’의 사업비는 12.89%로 비교 대상 상품 중 가장 높았다. 7년 내 유지·관리 비용이 평균보다 1~2% 높은 월 6.5%인 게 원인이다. 이 상품에 월 100만원씩 납입할 때 가입 후 7년간은 87만1100원만 원금으로 계산된다는 의미다.

알리안츠생명의 ‘파워밸런스’(12.56%)와 동부생명의 ‘더퍼스트스텝플러스’(12.29%)도 ‘비싼’ 변액연금이다. 대형 3사 중에서는 대한생명의 ‘행복&파워 변액연금’ 사업비가 7년 이내 월 11.48%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각사 변액연금 사업비는 10년을 초과하면 대부분 월 보험료의 1% 이하로 낮아진다.

설계사 통해 가입하면 사후관리 유리

보험설계사가 아닌 은행 창구에서 가입(방카슈랑스)할 경우 수수료를 2%포인트가량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확인됐다. 예컨대 삼성생명의 설계사 전용상품인 ‘스마트업100세 변액연금’ 사업비는 11.77%인 반면 방카슈랑스 전용인 ‘삼성에이스 변액연금’ 사업비는 9.75%다. 월 100만원씩 납입할 때 은행에서 가입하면 매달 2만200원을 아낄 수 있는 셈이다. KB생명 변액연금 역시 설계사를 통해 가입할 때는 10.26%, 은행에서 들 때는 8.35%다.

하지만 은행에서 가입하면 사후관리를 받는 데 어려울 수 있다. 전담 설계사가 없어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설계사 상품에 더 많은 사업비를 부과하는 것은 그만큼 밀착형 서비스를 해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변액연금에는 기본적인 사업비 외에 추가 수수료가 붙는다는 점도 알아둬야 한다. 보험료를 자산운용사가 별도로 운용하는 펀드에 넣기 때문이다. 펀드 운용·수탁 수수료는 적립액 대비 0.5~1% 선이다. 각 상품의 최저 연금액 보증 수수료와 사망보험금 역시 따져볼 부분이다. 최저 보증 수수료는 적립액 대비 0.3~0.8%다. 알리안츠생명처럼 최저 보증 수수료가 없는 곳도 있다. 사망보험금은 300만~1200만원이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노후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가입하는 상품인 만큼 사업비와 함께 장기 수익률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