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는 핀란드 휴대폰 제조업체 노키아가 본사 사옥(사진)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미국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3일(현지시간) “노키아가 핀란드 에스포에 있는 본사 사옥을 포함, 비핵심 자산을 처분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노키아 본사 사옥의 가치는 최고 3억9000만달러(약 434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노키아의 자산 매각은 경영 악화로 인한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다. 노키아는 스마트폰으로 재편된 시장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최근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다. 지난 1분기 말 49억유로 수준이던 현금보유액은 2분기 말 42억유로로 줄었다.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노키아가 보유한 현금이 올해 말 30억유로를 밑돌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본사 사옥은 스티븐 엘롭 노키아 최고경영자(CEO)가 ‘노키아의 고향’이라고 부를 정도로 상징성이 큰 건물이다. 16년간 노키아 본사로 쓰였고 180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말 노키아가 본사를 미국으로 옮긴다는 추측이 나왔을 때도 엘롭 CEO는 “노키아는 에스포에 있을 때 소속감이 생긴다”며 “내가 CEO로 있는 동안 노키아 본사는 절대 에스포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노키아 본사 사옥은 핀란드 산업 발전의 상징으로도 여겨져왔다. 포브스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본사 사옥을 매각한 후 협력사인 마이크로소프트가 있는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로 옮겨 가는 것이 노키아에 유리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티모 이하무오틸라 노키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본사 이전 계획은 없다”며 “사옥을 팔더라도 빌려서 계속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