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자株' 가 증시 판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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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시총 사상 최대…상위 10곳 중 5곳이 엔터·오락株
컴투스 등 모바일 게임株 초강세
싸이'강남스타일' 빅히트에 와이지엔터 한달새 61% 급등
中 국경절 특수 여행·카지노株↑
컴투스 등 모바일 게임株 초강세
싸이'강남스타일' 빅히트에 와이지엔터 한달새 61% 급등
中 국경절 특수 여행·카지노株↑
최근 증시에서 ‘놀자주(株)’의 승승장구가 두드러지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미국 3차 양적완화(QE3)의 ‘약발’이 신통치 않은 채 횡보장이 거듭되고 있지만 연예 음악 도박 여행 관련주는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연초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톱10’에는 CJ E&M만 이름을 올렸지만 지금은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덩치도 커졌다. 전문가들은 불황에도 큰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놀자주’에 투자자금이 몰린 데다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세계적인 히트를 기록하고 모바일게임 열풍이 이는 등 호재성 스토리까지 겹치며 상승 작용을 일으킨 덕분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공질주하는 게임·엔터주
4일 코스닥시장에서 모바일 게임업체 컴투스는 7.97% 오른 7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모바일 게임업계 양대 산맥인 게임빌도 3.87% 올랐다. 조이맥스는 가격 제한폭까지 뛰었고 조이맥스 모회사인 위메이드(3.68%) 역시 동반 상승했다. 드래곤플라이는 11.11% 급등했다.
이들 게임주의 강세는 모바일 플랫폼 기반인 카카오톡에 탑재된 게임이 흥행 돌풍을 일으킨 영향으로 분석된다. 위메이드와 조이맥스는 최근 카카오톡 게임센터를 통해 공급되고 있는 게임 ‘캔디팡’이 출시 1주일 만에 다운로드 수가 600만건을 돌파했다는 소식에 힘입어 추석 연휴 이후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드래곤플라이도 카카오톡을 통해 공급되는 ‘스페셜포스NET’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또 알에프텍(4.04%) 웨이브일렉트로(3.31%) 같은 LTE 서비스 관련주도 힘을 얻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2주 연속 미국 빌보드차트 2위를 기록하는 등 세계적인 히트를 치면서 한류에 기반을 둔 엔터주 강세가 이어졌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이날 단기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 물량이 나오면서 5.99% 하락했지만 지난 한 달간 상승률이 61.58%에 이른다. 에스엠도 이날 6.56% 오르는 등 한 달 동안 15.66% 상승했다.
○카지노·여행주도 강세
중국 국경절 특수 등이 맞물리면서 전통적인 ‘놀자주’인 카지노주와 여행주 기세도 꺾이지 않고 있다. 파라다이스와 GKL은 최근 한 달간 각각 11.91%, 9.86% 올랐다. 이날 모두투어(3.56%)와 하나투어(1.54%) 등 여행주도 강세 기조를 이어갔다.
‘놀자주’의 약진이 이어지면서 증시 판도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연초 코스닥시장 시총 순위 10위권 중 오락·문화 관련주는 CJ E&M(8위) 단 한 곳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날은 파라다이스(2위) 에스엠(5위) CJ E&M(7위) 와이지엔터테인먼트(9위) 위메이드(10위) 등 절반을 차지했다. 안랩(옛 안철수연구소) 메디포스트 같은 대형 기술벤처기업이나 포스코ICT 등 대기업 계열사를 제치고 놀자주가 시장 대표 자리를 꿰찬 것이다.
놀자주의 강세에 힘입에 이날 코스닥 시가총액은 총 116조4340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갱신했다.
○추가 상승 여부는 ‘반반’
전문가들은 ‘놀자주’ 강세장이 형성된 데 대해 경기 불황이 이어지자 경기방어주 성격이 부각된 측면이 크다고 분석했다. 진홍국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불황기엔 휴대폰 게임처럼 적은 돈으로 즐길 수 있는 소비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이 같은 ‘놀자주’의 질주가 구조적으로 굳어질지에 대해선 신중한 시각도 적지 않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아직 주요 오락·문화주의 경우 전체 시총 규모가 작다 보니 기관들이 본격적으로 투자한 곳이 많지 않다”며 “외부 호재가 기업 실적에 연결되고, 본격적인 기관 투자가 이뤄질지에 따라 옥석 가리기가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