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남부 태평양 연안의 오악사카 지방 사람들은 거북이 고기를 즐겨 먹는다. 습하고 더운 이 지방 사람들 사이에는 거북이 고기가 원기를 북돋우는 데 그만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다고 한다. 그래서 시장에서 거북이 고기와 그 알을 발견하기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이 지역 토종인 올리브 바다거북의 씨가 갈수록 말라 최근 멸종을 걱정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보다 못한 멕시코 정부가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해군 병력을 동원, 거북이 알이 토착민의 손에 넘어가기 전에 거둬들여 이를 인공부화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그렇게 해서 부화시킨 4000여마리의 새끼가 살리나 크루즈 바닷가에서 방생됐다. 이번 조치로 문제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다. 일단 토착민의 남획으로부터 거북을 보호하긴 했지만 이들의 뿌리 깊은 거북 식용 습관을 바꾸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바다를 향해 나아가는 두 마리의 새끼 거북은 힘찬 발걸음만큼이나 무거운 숙제를 우리에게 안기고 있다.

정석범 문화전문기자 sukbum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