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147호 고무치킨 인형 수상자입니다. 제가 로스앤젤레스 매장에서 일할 때 사장님이 고무치킨 인형을 상으로 주셨거든요. 아내에게 데이비드 노박 사장이 내 등을 두드리면서 칭찬해줬다고 자랑했습니다. 정말 기적 같은 일이었어요. 저는 지금도 그날을 잊지 못합니다.”

세계적 외식업체 얌브랜드의 직원 스티브 로블스는 10년 전 그날을 잊지 못한다. 그는 최고경영자(CEO) 노박에게 고무치킨 인형을 상으로 받은 것을 계기로 MBA를 마친 뒤 여러 개의 매장을 소유하고, 매장에서 자신만의 칭찬 문화를 만들어갔다. 평범한 직원 스티브에게 꿈과 비전을 심어준 건 돈도 상패도 아니었다. 치킨 모양을 한 우스꽝스런 고무 인형과 CEO의 진심 어린 칭찬이었다. 직원을 춤추게 만드는 얌브랜드의 전략이 여기에 숨어 있다. 얌브랜드를 세계적 외식 기업으로 만든 건 독특한 조직문화와 인간적인 경영철학이다.

《이기려면 함께 가라》는 피자헛, KFC, 타코벨을 성공으로 이끈 얌브랜드의 혁신 전략을 알려준다. 얌브랜드는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2011년 가장 존경받는 기업에 올랐고 중국에선 맥도날드를 제치고 외식업체 부문 1위를 차지한 글로벌 기업이다.

얌브랜드에선 상패 수여 같은 평범한 시상식을 거부한다. 실적이 우수하거나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안한 직원에게 고무치킨 인형이나 커다란 치아 모양의 인형을 상패 대신 준다. 건설 부문 책임자는 삽 모양의 상패로 직원을 포상하고, 인도 지사에서는 타지마할 모형으로 공로상을 받는다. 이 외에도 돈을 보여줘상, 분홍 토끼상, 드래곤상, 만리장성상 등 재미난 상이 많다. 업무는 심각해도 직장은 즐거워야 한다는 방침 때문이다.

360도 피드백 제도도 얌브랜드의 혁신을 이끄는 힘이다. 업무, 아이디어 등에 대한 피드백을 직속 상사나 동료뿐만 아니라 직급에 관계없이 주고받을 수 있는 제도다. 상사와 의견이 맞지 않아 좋은 아이디어가 묻히거나 부하의 상황을 알지 못해 일을 그르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또 얌브랜드에서는 보스 대신 코치라는 용어를 사용한다. 상사는 단순히 직급을 나타내거나 일방적으로 지시를 내리는 사람이 아닌 목표와 업무를 설명하고 구성원들의 능력을 향상시켜주는 사람이라는 것을 각인시키기 위해서다.

이 모든 것을 포괄하는 게 ‘함께 나아가기’다. 직원들이 본래의 자기 자신을 내보이는 것을 최고의 행동지침으로 정하고, CEO가 1년에 8번 정기적으로 직접 강의를 해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는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