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발생한 경북 구미 4공단 불산가스 누출사고에 따른 2차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사고 현장 인근 주민들은 피부발진, 두통, 호흡곤란 등을 호소하고 있으며 수확을 앞둔 농작물은 말라죽고 가축들은 콧물을 흘리는 등 이상증세를 보이고 있다. 정부는 특별재난지역 선포를 검토중이다.

4일 구미시가 집계한 가스유출 피해 신고접수 현황에 따르면 포도·대추 등 농작물 91.2㏊(180농가), 소·돼지 등 가축 1313두(29가구), 기타 차량 및 건물외벽 부식 등의 피해가 접수됐다.

가스누출로 인해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은 이날 현재 900명에 육박했다. 대부분 사고 현장에 출동했던 현장 근로자와 공무원들로 이들의 상당수는 보호 장구를 제대로 갖추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맹독가스 누출에 의한 2차 피해가 번지고 있지만 구미시가 피해 축소에만 급급해 수습책을 제대로 마련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구미시는 이날 가스누출 사고에 따른 인명피해가 사망 5명, 부상 18명이라고 밝혔다. 경미한 증상으로 병원치료를 받더라도 부상자에 포함하는 것이 일반적이어서 구미시가 발표한 사망자 및 부상자 수는 상식을 벗어난다는 지적이다.

구미시가 사고 발생 다음날 사고지점에서 200m 떨어진 산동면 봉산리 주민들을 복귀시킨 점도 논란이 되고 있다. 시는 이날 오전 인근 지역인 봉산리 주민에게 생업에 종사해도 된다고 알렸다.그러나 맹독가스인 불산의 위험성을 간과한 조치라는 지적이 나왔다.

구미=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