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측은 4일 MBC가 제기한 논문 표절 의혹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논문 표절 여부를 가리는 정식 절차는 밟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안 후보 측 유민영 대변인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 "(문제 제기된) '볼츠만 공식'은 표절이라 볼 수 없고 보도에도 허점이 많다" 며 "언론사에 사과의 입장을 요구한 상태이며 성실한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고 말했다.

앞서 MBC는 안 후보의 박사학위 논문 일부가 서인석 서울대 의대 교수의 논문을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MBC는 논문에 동일하게 인용된 볼츠만 공식을 표절의 근거로 꼽았으나 전문가들은 이는 일반적 공식일 뿐 표절로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논문 원저자인 서 교수도 표절이 아니라며 안 후보 측 손을 들어줬다.

유 대변인은 "볼츠만 공식의 경우 1950년대 이미 노벨상을 받은 분들도 별도 설명 없이 사용했다" 며 "만유인력의 법칙을 인용하며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 것과 같다" 고 해명했다. 이어 "정치 공세와 언론 보도가 구분되지 않을 때 답답하다" 며 "MBC에 사과를 요구한 상황" 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서울대에 논문 표절 여부를 가려야 한다는 제보나 해명을 위한 정식 절차는 제기하지 않았다. 서울대 연구윤리팀 관계자는 "4일 오전까지 안 후보의 논문 표절 의혹과 관련된 제보나 신청은 없었다" 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논문 표절 판단은 해당 대학에 제보가 들어오면 연구진실성위원회가 꾸려져 조사 여부를 논의하게 된다. 논의 사항에 따라 표절 여부 조사가 결정되면 예비 조사와 본조사가 진행된다.

안 후보는 서울대 의대 학위 논문이 문제가 됐으므로 정식 제보가 있을 경우 서울대에서 위원회를 구성해 판단해야 한다. 현재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 위원장은 이준구 경제학부 교수가 맡고 있다.

이에 대해 진중권 동양대 교양학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학문적 문제는 학문적으로 판단해야 할 것" 이라며 "표절 여부부터 공식적으로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안 후보 측에서 스스로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에 감정을 의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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