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별 자동차보험 카드결제 수수료율이 최고 1.3%포인트 차이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거래가 많은 대형 보험사에 적용되는 수수료율이 소형사보다 높고, 모회사가 자회사보다 더 많은 수수료를 부담하는 사례도 있어 주먹구구식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계에선 카드사들이 보험사 수수료율을 낮출 경우 자동차보험료 등이 평균 1~2% 인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차보험료 카드결제 수수료 ‘들쑥날쑥’

금융감독원이 정호준 민주통합당 의원에게 제출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카드결제 수수료율은 평균 2.55%였고 회사별로는 2.17%에서 3.44%까지 다양했다. 자동차보험은 카드결제가 일반화된 손해보험 상품이다.

수수료율이 가장 낮은 삼성화재의 2011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자동차보험 카드결제 수수료율은 평균 2.17%였다. 소비자가 100만원을 보험료로 결제하면 2만1700원이 카드사 수수료로 빠져 나간다는 의미다. 동부화재의 수수료율도 2.18%로 낮은 편이었다.

반면 미국계 차티스손보는 수수료율이 3.44%로 가장 높았다. 재무구조 악화로 시장점유율이 위축된 그린손보의 수수료율도 2.88%에 달했다. 이는 백화점(2.1%) 대형마트(1.65%) 골프장(1.5%) 등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카드결제액 규모가 큰 보험사의 수수료율이 소형 보험사보다 높은 경우도 적지 않았다. 업계 5위권인 메리츠화재와 한화손보는 각각 2.55%, 2.62%인 반면 중·하위권인 롯데손보와 악사손보는 나란히 2.47%로 더 낮은 수수료율을 적용받고 있다.

여기에다 대형 손보사의 수수료율이 자회사보다 높은 사례도 확인됐다. 손보업계 2위인 현대해상의 수수료율이 2.43%로 자회사인 하이카다이렉트(2.3%)보다 0.13%포인트 높았다. 하이카다이렉트 관계자는 “카드결제 비중이 90% 이상에 달하는 데다 현대카드 등 제휴카드 사용이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14개 손보사 중 카드 수수료율이 한 해 전보다 낮아진 곳은 삼성화재 메리츠화재 등 8곳, 오른 곳은 LIG손보 흥국화재 등 4곳이다. 전체 수수료율은 2009년 평균 2.62%에서 2010년 2.57%, 작년 2.55% 등으로 낮아지는 추세다.

◆보험사·카드사 조만간 협상 재개

보험사와 카드사 간 수수료율 협상은 ‘개점휴업’ 상태다. 보험사들이 수수료율 인하를 요구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카드사들이 협상을 미루고 있다. 이마트 등 대형 가맹점 수준으로 수수료를 깎아 달라는 보험업계 요구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사들과 카드사들은 오는 12월22일 개정 여신전문금융업법 시행을 앞두고 있어 조만간 협상 테이블에 다시 앉을 것이란 전망이 많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수수료율 인하에 대한 압박이 많은 만큼 원가산정 등 협상 재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드업계에선 협상을 재개할 경우 보험사 수수료를 하향 조정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새 수수료 체계가 보험업계 전체의 수수료율을 평균 2% 미만으로 낮추도록 하고 있어 중소형 보험사 위주로 혜택을 보게 될 것”이라며 “수수료율이 떨어지는 만큼 보험사도 카드결제 확대 등 일부 양보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보업계는 카드결제 수수료율이 낮아지면 자동차보험료를 평균 1~2% 추가 인하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 생명보험사들 역시 협상 결과에 따라 종신보험 등 보험료의 카드결제를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조재길/박종서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