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널, 이탈리아 세리에A의 AC밀란, 독일 분데스리가의 함부르크SV, 프랑스 리그1의 파리생제르망. 유럽 주요 축구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이들 팀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중동 지역을 대표하는 항공사 에미레이트항공의 로고 ‘플라이 에미레이트’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뛴다는 것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은 글로벌 스포츠계의 ‘큰손’이다. 전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손꼽히는 축구를 주축으로 골프, 테니스, 승마, 요트 등 프로 스포츠 종목에서 주요 팀이나 대회를 후원하고 있다.

◆FIFA와 주요 축구팀 후원

에미레이트항공이 스포츠 후원을 집중하고 있는 분야는 축구다. 세계 최정상급 프로축구리그의 대표팀을 후원, 경기장에서 뿐만 아니라 TV 중계를 통해 에미레이트항공의 로고를 전 세계로 알리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2004년 프리미어리그 빅4로 꼽히는 아스널과 15년간 1억파운드(약 1798억원) 규모의 후원 계약서에 서명하며 축구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당시로서는 사상 최장, 최대 규모의 후원계약이었다.

이탈리아에서도 챔피언스리그 7회 우승에 빛나는 명문팀 AC밀란과 계약하며 주가를 높였다. 에미레이트항공은 2010년에 5년간 6000만유로(약 863억원) 규모의 초대형 유니폼 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독일의 분데스리가에선 한국의 손흥민이 뛰고 있는 함부르크SV와 올해 초 기존 후원 계약을 3년 연장했다.

팀 후원에만 머물지 않는다. 2006년 독일월드컵을 단발성으로 후원했던 에미레이트항공은 국제축구연맹(FIFA)과 2007년부터 2014년까지 1억9500만달러 규모의 후원계약을 맺었다.


◆스포츠 후원은 고객과 소통

에미레이트항공은 골프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끝난 라이더컵에 출전한 유럽팀의 공식 후원사다. 유러피언투어의 11개 대회를 포함해 전 세계 19개 골프대회를 후원한다. 매년 초 열리는 호주오픈에선 타이틀스폰서를 맡고 있다.

올해엔 스포츠 후원의 영역을 테니스 메이저대회로도 확장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일본의 올림푸스가 빠져나간 빈자리를 꿰차며 올해부터 7년간 US오픈을 후원하는 9000만달러(약 1022억원)짜리 계약을 미국테니스협회(USTA)와 체결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스포츠 후원은 철저하게 마케팅 관점에서 접근한다. 지역별로 가장 인기 있는 종목을 후원해 홍보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택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의 가장 큰 시장은 영국과 호주, 인도다. 영국은 축구와 골프, 경마를 중심으로, 호주는 경마와 골프를, 인도는 크리켓을 중점적으로 후원한다. 후원할 팀이나 대회는 본사 스포츠마케팅 전담팀이 후원에 따른 효과를 분석해 최종 판단한다.

셰이크 아메드 빈 사이드 알막툼 에미레이트항공그룹 회장은 “스포츠 후원이 우리의 승객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믿는다. 스포츠 후원을 통해 승객들의 관심을 공유하고 고객과 개인적인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