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의 인지도를 올리는 데는 스타 마케팅보다 스포츠 마케팅이 효과적입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을 활발히 전개한 덕에 한국에서도 지난 7년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이상진 에미레이트항공 한국지사장(54·사진)은 3일 “에미레이트항공 한국지사의 매출은 지난해 1600억원 규모로, 한국에 첫 취항한 2005년에 비해 5배가량 늘었다”며 글로벌 스포츠 마케팅의 남다른 효과를 강조했다. 이 지사장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널을 포함한 명문 클럽 선수들이 에미레이트항공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경기하는 모습을 안방에서 실시간 볼 수 있게 되면서 한국에서의 브랜드 인지도가 크게 상승했다”며 “최고 수준의 기내 서비스에 더해진 스포츠 마케팅 효과가 항공사 영업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특히 축구를 활용한 스포츠 마케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지사장은 “전 세계 항공 이용객들에게 에미레이트항공을 알리고 친근감을 높이는 방법으로 세계적인 축구팀을 후원하는 것 만한 게 없다”고 설명했다.

“축구는 유럽,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 지역의 최고 인기 스포츠예요. 사람들은 TV를 통해 실시간 중계되는 빅매치를 즐기면서 선수들의 유니폼 등에 새겨진 에미레이트항공 로고를 보게 되죠. 에미레이트항공 이미지가 자연스레 각인되지 않겠어요.”

에미레이트항공은 한국에서도 스포츠 마케팅을 진행하고 있다. 유러피언투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을 공동 후원하고 있다. 이 지사장은 “프로축구 K리그의 FC서울, 부산 아이파크 등과 후원 논의를 했는데 홍보 효과가 서울과 부산이란 한정된 지역에 제한되는 한계가 있어 발렌타인챔피언십을 후원키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에서의 스포츠 마케팅 확대 방침을 내비쳤다. 이 지사장은 “한국 항공시장이 더 커지면 야구나 축구 등을 후원할 수도 있다”며 “다만 현재 주 8회인 인천~두바이 노선 항공기 운항이 더 늘어야 한다”고 했다. 또 “에미레이트항공은 한국인 승무원을 가장 많이 고용하고 있는 외항사”라며 “양국 간 항공시장을 키우고 고용 및 투자를 늘리기 위해 증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