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그룹의 맏형 동방신기가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멤버 다섯 명 중 세 명이 JYJ로 독립하는 내홍을 겪으며 주춤했다가 올 상반기 일본 투어에서 55만명의 관람객을 동원, 한국가수로는 일본 내 최다 관객 기록을 세웠다. 공연장에서 판매한 캐릭터상품과 티켓 매출은 총 875억원. 최근에는 11곡을 담은 새 앨범 ‘캐치 미’를 1년8개월 만에 발매해 각종 차트를 석권하고 있다.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동방신기의 두 멤버 윤호와 창민을 만났다. 둘은 싸이가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른 얘기부터 꺼냈다.

“빌보드 차트 2위에 오른 싸이 형이 부러워요. 저희가 데뷔했을 때와는 시스템이 달라졌기에 가능한 일이죠. 유튜브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가 활성화되면서 매력적인 콘텐츠라면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시대가 됐어요. 재능 있는 오디션 지망생들에게도 즉각 반응이 옵니다.”(창민)

“세계 시장으로 가는 길이 많아진 거죠. 전 세계 K팝 시장을 더 넓히고, 더 오래 지속시킬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윤호)

화제는 자연스레 일본 투어로 이어졌다.

“일본 투어에서 저희가 갖고 있는 기록을 깼어요. 이전 기록은 33만명이었는데, 이번에 55만명을 모았으니까요. 도쿄돔에서 공연할 때는 감정이 북받쳐서 울기도 했어요. 데뷔 후 공연장에서 울기는 처음이었어요. 오래 쉬었기 때문에 투어를 완주할 수 있을까 걱정을 많이 했거든요.”(윤호)

“저는 라이브 공연 때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인데, 이번에는 시종 즐거웠어요. 실수를 해도 다음에 잘하면 되지, 편하게 마음먹었거든요. 제가 먼저 즐거워야 관객들도 즐긴다고 생각하게 됐어요. 이제는 좀 성숙했나봐요.”(창민)

창민은 일본 영화 ‘황금을 안고 튀어라’ 촬영도 마쳤다. 투어 중 짬을 내 출연했다. 일본어로 연기하려니까 아무래도 리액션이 느려 힘들었는데 계속 도전하다보니 나중에는 재미를 느꼈다고 했다.

“요즘 방송사에 가면 후배 그룹 가수들이 제게 인사를 해요. 올해로 데뷔 8년을 맞아서 아이돌그룹 가수 중 최고 선배가 됐거든요. 앞만 보고 달려왔는데, 책임감이 크더군요.”(윤호)

창민은 동방신기만이 할 수 있는 음악을 계속 하고 싶다고 했다.

“틀에 박힌 음악은 원하지 않아요. 동방신기는 ‘강남스타일’ 같은 노래를 부르지 못할 거라는 편견을 깨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장르를 넘나드는 카멜레온 팀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새 앨범에는 예전보다 훨씬 편안한 노래를 담았어요.”

지난해 앨범 ‘왜’가 어두우면서도 남성적이며 폭발하는 느낌이었다면 ‘캐치 미’ 수록 곡들은 밝은 분위기로 대중성을 강화했다. 동방신기는 5일부터 방송 프로모션에 나선다. 5일 KBS2 ‘뮤직뱅크’를 시작으로 6일 MBC ‘쇼!음악중심’, 7일 SBS ‘인기가요’ 등에 출연할 예정이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