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다음달 4일 분할·재상장하는 한국타이어에 대해 6만원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기업 분할을 앞두고 거래가 정지되기 전 종가가 4만1600원(8월29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6개월 안에 50% 가까이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다.

하이투자증권은 28일 한국타이어 목표주가를 6만1000원으로 제시했다. 한국타이어가 지주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와 사업회사 한국타이어로 분할돼 상장되면 실질적인 타이어 제조사업을 맡는 한국타이어의 기업 가치가 높게 평가받을 것이란 분석이다.

한국타이어는 분할 후 브랜드 이용료를 지주회사에 내야 하고 관계사 지분법 평가이익도 지주회사로 넘어가 순이익이 줄어들 전망이다. 하지만 주식 수가 분할 전의 81.4% 수준으로 감소해 주당순이익은 증가할 수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분할 후 추정 순이익을 기초로 계산한 한국타이어의 주가수익비율(PER)은 7.4배”라며 “국내외 경쟁사보다 저평가돼 있어 주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한국타이어 목표주가를 6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윤필중 삼성증권 자동차운송팀장은 “국내 타이어업체 중 글로벌 인지도가 가장 높아 PER 12배까지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상장 첫날 시초가가 지나치게 높게 정해지면 투자 매력이 줄어든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초가는 한국거래소가 분할 후 한국타이어 순자산가액을 기초로 산출하는 평가가격의 50~200% 범위에서 결정된다. 신길수 거래소 주식시장운영팀장은 “한국타이어 평가가격은 거래 정지 전 종가 4만1600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수 SK증권 기업분석팀 차장은 “시초가가 4만원 중반이면 투자하기에 매력적인 가격대”라며 “5만원 이상에서 형성된다면 재상장 후 단기 조정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주회사 한국타이어월드와이드는 하락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임은영 동부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기업 분할 후 지주회사는 자회사보다 저평가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재상장 초기 큰 폭으로 하락하면 중장기 관점에서는 매수할 만하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