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협력대화 첫날 회의 종료..거리 확인

중국 다롄에서 27일 개막한 동북아시아협력대화(NEACD)의 첫째 날 회의가 종료됐지만 기대됐던 남북, 북미간의 유의미한 별도 접촉은 없었다.

한국과 미국, 북한의 6자회담 차석대표는 이날 포럼 행사장에 종일 같이 있었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물론 비공식적으로도 서로 의견을 교환할 기회를 만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포럼에서 동북아 다자안보, 미국ㆍ중국 관계 등이 이슈가 되면서 각국 정부 대표단이 대체로 발언하지 않았던 이유가 우선 크다.

패널로 참석한 정부 인사 외에 각국 정부 대표단은 주로 이날 학자들 간의 발표ㆍ토론을 청취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휴식 시간을 활용한 남북ㆍ북미간의 접촉도 목격되지 않았다.

휴식 시간에 다른 참석자들은 서로 자유롭게 이야기를 했으나 한국ㆍ미국 대표단과 북한 대표단은 한자리에 모이지 않고 떨어져 있었다.

이날 회의가 끝난 후에 한국 대표단과 북한 대표단은 다른 출입문을 이용해 나오기도 했다.

한국ㆍ미국과 북한 대표단은 회의장 안에서도 별도로 인사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회의 후 이어진 비공개 만찬에서 주최측이 각국 대표를 한 테이블에 앉게 하면서 한국, 미국, 북한의 6자회담 차석대표가 각각 서로 인사하는 모습이 밖에서 목격되기도 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6자회담 차석대표인 이도훈 북핵기획단장과 클리퍼드 하트 국무부 대북특사는 같은 테이블에 있는 북측 6자회담 차석대표인 최선희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과는 떨어져 앉았다.

호텔 직원 등에 따르면 한국ㆍ미국과 북측간에는 서로 직접적인 말이 오가지는 않았다.

이처럼 오랜만에 한자리에 모인 남북ㆍ북미간 유의미한 접촉이 이뤄지지 않는 것은 현재의 한반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6자회담 재개의 토대가 될 수 있었던 2ㆍ29 합의가 북한의 로켓 발사로 무산되면서 북핵 대화 분위기는 완전히 냉각된 상태다.

여기에다 한미 양국 모두 정권 교체기에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북한과 대화를 시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북한으로서는 굳이 지금 새로운 이야기를 하기보다는 대선 이후 차기 정부와 대화하길 원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북한 대표단 일원인 한성렬 주유엔 차석대사는 한국 및 미국과 별도 접촉 계획을 묻는 말에 "노 코멘트"라고 답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뀌지 않는 이상 28일까지 진행되는 NEACD에서 남북, 북미간 별도 접촉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더 많다.

한미 양국은 이미 북측과 별도 접촉 계획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그러나 28일 오전에 정부 대표단이 발제ㆍ토론하는 회의가 예정돼 있고 이 직후 정부 대표단만 참석하는 비공개 오찬이 이어진다는 점에서 남북, 북미간에 현재의 한반도 상황에 대한 포괄적인 의견 교환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 대표단은 28일 회의 종료 후 베이징으로 갔다가 29일 평양으로 돌아갈 것으로 알려졌다.

(다롄연합뉴스) 강병철 기자 solec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