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9월27일 오전 10시11분

SK텔레콤포스코 지분 1.42%를 블록딜(대량매매)하려던 시도가 실패로 돌아갔다. 매각주관사들은 포스코 주식을 팔기 위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과 접촉했지만 무위로 끝났다. SK텔레콤은 포스코 블록딜을 오는 12월27일까지 3개월 연기하기로 했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포스코 지분 1.42%를 팔기 위해 블록딜에 나섰지만 한 주도 팔지 못했다. 전날 장 마감 후 주관사인 모건스탠리 씨티글로벌마켓증권 크레디트스위스(CS) SK증권이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 포스코 주식 수요예측에 나섰지만 반응은 썰렁했다.

보통 블록딜은 정규장 마감 이후인 오후 4시부터 수요예측에 나서지만 주관사들은 오후 6시부터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중국 기업들의 블록딜이 먼저 나와 포스코 블록딜은 해외 기관투자가 사이에서 뒷전으로 밀렸다. 유럽 증시가 스페인 그리스 등의 위기 우려가 부각되며 크게 떨어져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포스코는 뉴욕 증시에 미국주식예탁증서(ADR)를 상장하고 있어 뉴욕 증시가 열리기 전까지 주문을 마감했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했다. 포스코 ADR이 뉴욕 증시에서 하락세를 보이면서 결국 블록딜은 실패로 끝났다. 포스코 ADR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블록딜 수요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포스코 같은 초대형 우량기업 주식의 블록딜이 실패로 끝나는 것은 매우 드문 경우다. 업계에선 주관사들이 매각 시기를 아무 생각 없이 정했다가 실패를 맛봤다고 평가했다.

한 블록딜 전문가는 “주관사들이 시장 트렌드와 가격에 대한 고민 없이 블록딜 타이밍을 잡았다가 실패한 것”이라며 ““외국계 IB 세 곳이 공동으로 주관을 맡았는데도 블록딜에 실패했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고 말했다.

조진형/정영효 기자 u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