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주 통증 지속되면 병원서 약물 치료 등 받아야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가위가 되면 온 가족이 모여 맛있는 음식을 나눠 먹으며 가족 간의 정을 나누는 뜻깊은 시간을 보내게 된다. 하지만 오랫동안 꼼짝 않고 앉아 장거리 운전을 하거나 밤샘 화투를 치는 경우, 같은 자세로 몇 시간씩 전을 부치고 설거지를 하는 주부들은 명절이 끝난 후 심한 후유증을 호소한다. 이른바 ‘명절증후군’이다.
○장시간 운전, 무릎 관절에 해로워
꽉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장시간 운전을 할 경우 허리, 목, 어깨는 물론 무릎 관절에 무리가 오기 쉽다. 전을 부치거나 화투 등을 칠 경우에도 허리와 무릎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무릎을 쪼그려 앉아 일할 경우 무릎을 130도 이상 구부리게 되면 체중의 7배 이상의 하중이 무릎관절에 실린다. 장시간 서 있는 자세 역시 무릎에 무리를 줄 수 있다. 책상다리를 하고 오래 앉아 있을 경우에는 바로 일어나 무릎을 굽혔다 폈다 하는 것이 오히려 무릎관절과 엉덩이(고관절)에 충격을 줄 수 있다. 앉은 상태에서 무릎을 곧게 편 다음 양 발목을 좌우로 가볍고 빠르게 흔들어 근육과 인대를 이완시키고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한 후 일어서는 게 좋다.
장거리 운전 등을 하는 경우에는 한 시간에 한 번 허리를 숙여 손가락을 발끝에 대거나, 팔을 들어 귀에 붙이고 반대편으로 몸을 펴주는 옆구리운동을 하거나, 무릎을 굽혔다 펴는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또 운전 중에는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을 정도의 거리를 유지하는 게 적당하다.
○1~2주 이상 통증, 병원에서 치료받아야
요즘 같은 환절기에는 찬바람에 노출되면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관절염 환자들은 특히 주의해야 한다. 술이나 염분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가급적 피하고 과식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무릎 주변을 지압으로 풀어주는 것 역시 관절 건강에 좋다. 통증이 지속되면 온찜질과 냉찜질을 해주면 좋은데, 1~2주 이상 통증이 지속되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아야 한다. 신동규 대구 우리병원 인공관절클리닉 원장은 “무릎에서 소리가 나고 아프거나 무릎을 굽히고 펼 때 뻑뻑하고 불편한 증세가 있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 시큰거리고 아프다면 퇴행성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퇴행성 관절염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60대 이상 고령자의 80%가 무릎 통증을 호소한다. 관절 안에는 연골층이 있어 뼈와 뼈가 직접 부딪치는 충격과 마찰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무릎 관절에 무리를 주는 자세를 오랫동안 유지하면 연골이 점차 닳는다. 관절 연골에 손상을 주는 큰 외상을 입거나 가벼운 외상이 오랫동안 반복될 경우에도 퇴행성 관절염이 올 수 있다.
○증상 심하면 인공관절수술 등 고려
초기에는 염증을 줄여주는 약물요법이 널리 시행된다. 증상이 개선되지 않으면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연골재생술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관절부의 연골 마모가 심하거나 관절 기능이 소실된 퇴행성 관절염, 류마티스성 관절염, 외상성 관절염 환자에게는 인공관절 이식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엔 1시간30분에서 2시간 정도 걸리며, 3~4주 후에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 수술 후 며칠이 지나면 대부분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을 만큼 무릎을 구부릴 수 있다.
당뇨병, 고혈압, 심장질환이 아주 심하지 않는 경우에는 약물로 증상을 다스린 후 인공관절 수술이 가능하다. 평균수명이 늘어나 수술 후 힘겨움을 견뎌낼 수 있는 체력을 갖춘 고령층이 많아져 과거에 비하면 70~80대 환자들도 별 무리 없이 이 시술을 받고 있는 추세다.
비교적 나이가 젊은 환자에게는 인공관절 일부만 바꿔주는 인공관절 반(半)치환술을 시행할 수 있다.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통증이 적으며 회복 후에는 다리를 거의 원래만큼 구부릴 수 있다. 기존 인공관절 전(全)치환술에 비해 절개 부위가 작아 회복 속도가 빠르다. 인공관절 전치환술은 나이가 많거나 관절 마모가 아주 심한 환자에게 시행한다. 척추마취를 한 후 무릎관절의 닳은 연골 부위를 얇은 뼈와 함께 절제하고 이 부분을 특수합금 등으로 만들어진 인공관절로 대체한다.
신 원장은 “명절 후에는 외래에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크게 늘어난다”며 “무릎이 좋지 않은 사람들은 명절 때 무릎 관리에 주의하고 만약 통증이 지속될 경우 병원을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신동규 대구 우리병원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