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음메' 양 울음소리? … '알림 공해'에 시달리는 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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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알림 서비스'에 얽매이는 현대인
'알림 공해'에서 '확인 중독' 이어지기도
출판사에 다니는 이보람 씨(28)는 최근 스마트폰을 24시간 무음 모드로 바꿨다. 30분에 한번 꼴로 울려 대는 각종 알림 때문에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었기 때문. 이 씨가 스마트폰에서 알림서비스를 받고 있는 어플리케이션(앱)은 총 9개.
오전 7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운세 서비스로 알림은 시작한다.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트위터, 싸이월드 등에서 각종 알림이 울린다. 업무상 직장 동료들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라도 만든 날에는 알림이 끊이지 않는다.
이 씨는 "생활이 알림 서비스에 얽매이고 있다" 며 "업무까지 영향을 미치고 당장 확인하지 않아도 될 내용의 알림이 많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씨처럼 '알림 공해'에 시달리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앱은 SNS, 모바일 메신저, 뉴스, 게임 등. 이들 앱 대부분이 알림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사용자가 해당 앱에서 알림 서비스의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앱 성격상 실시간 수신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원하는 사용자도 많아 알림 공해는 현대 사회인들의 필요악이 돼가고 있다.
◆사무실에서 '양 울음소리'가 왜?
최근에는 애니팡, 룰더스카이, 타이니팜 등 스마트폰용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이 인기를 끌면서 알림 공해의 주범으로 꼽힌다. 소셜네트워크게임은 스마트폰 사용자간 관계를 기본으로 실시간 게임이 진행된다. 이때 알림을 통해 게임 앱을 실행하지 않은 평소에도 게임 진행 상황을 알려준다.
교육 분야 대기업에 다니는 이미연 씨(28)는 최근 사무실에 울려퍼지는 '음메~'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평소 농장 게임 '타이니팜'을 즐기는 한 과장의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알림 소리다. 타이니팜은 사용자가 자신만의 농장을 가꿔나가는 소셜 게임. 게임 속 캐릭터인 양이 밥을 먹어야 할 시간에 스마트폰 알림이 울린다.
이 씨는 "'음메' 소리가 날 때마다 '누가 사무실에서 양을 키우냐'며 우스갯소리로 넘어가지만 동료들의 불만은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알림 공해'가 개인의 스트레스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박성훈 씨(25)씨는 "최근 수업 중간에 알림음이 울려 교수님의 설명이 끊기는 경우가 잦아졌다" 며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이런 사례가 늘다보니 이제는 강의실 곳곳에서 알림음이 울릴 때마다 야유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알림을 끌 수 없는 이유는?
알림 공해는 '알림 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은 "스마트폰이 울리지 않았는데도 알림 수신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확인 강박' 또는 '확인 중독'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능동적으로 찾아서 하는 일에는 큰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지만 알림을 받아보는 것과 같은 수동적인 일에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박성희 씨(29)는 "알림을 확인하지 않으면 정보를 놓치고 대화에 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알림이 오지 않으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알림을 앱 개발의 필수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포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극적인 푸시 알림을 통해 지속적으로 앱의 존재를 알리고, 적극적인 활용을 유도하는 것이 알림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알림 공해'에서 '확인 중독' 이어지기도
출판사에 다니는 이보람 씨(28)는 최근 스마트폰을 24시간 무음 모드로 바꿨다. 30분에 한번 꼴로 울려 대는 각종 알림 때문에 업무에 집중하기 힘들었기 때문. 이 씨가 스마트폰에서 알림서비스를 받고 있는 어플리케이션(앱)은 총 9개.
오전 7시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운세 서비스로 알림은 시작한다. 이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트위터, 싸이월드 등에서 각종 알림이 울린다. 업무상 직장 동료들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라도 만든 날에는 알림이 끊이지 않는다.
이 씨는 "생활이 알림 서비스에 얽매이고 있다" 며 "업무까지 영향을 미치고 당장 확인하지 않아도 될 내용의 알림이 많아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씨처럼 '알림 공해'에 시달리는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주로 사용하는 앱은 SNS, 모바일 메신저, 뉴스, 게임 등. 이들 앱 대부분이 알림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사용자가 해당 앱에서 알림 서비스의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앱 성격상 실시간 수신이 요구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 원하는 사용자도 많아 알림 공해는 현대 사회인들의 필요악이 돼가고 있다.
◆사무실에서 '양 울음소리'가 왜?
최근에는 애니팡, 룰더스카이, 타이니팜 등 스마트폰용 소셜네트워크게임(SNG)이 인기를 끌면서 알림 공해의 주범으로 꼽힌다. 소셜네트워크게임은 스마트폰 사용자간 관계를 기본으로 실시간 게임이 진행된다. 이때 알림을 통해 게임 앱을 실행하지 않은 평소에도 게임 진행 상황을 알려준다.
교육 분야 대기업에 다니는 이미연 씨(28)는 최근 사무실에 울려퍼지는 '음메~' 소리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평소 농장 게임 '타이니팜'을 즐기는 한 과장의 스마트폰에서 울리는 알림 소리다. 타이니팜은 사용자가 자신만의 농장을 가꿔나가는 소셜 게임. 게임 속 캐릭터인 양이 밥을 먹어야 할 시간에 스마트폰 알림이 울린다.
이 씨는 "'음메' 소리가 날 때마다 '누가 사무실에서 양을 키우냐'며 우스갯소리로 넘어가지만 동료들의 불만은 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알림 공해'가 개인의 스트레스를 넘어 사회적인 문제로도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학생 박성훈 씨(25)씨는 "최근 수업 중간에 알림음이 울려 교수님의 설명이 끊기는 경우가 잦아졌다" 며 "처음에는 그러려니 했지만 이런 사례가 늘다보니 이제는 강의실 곳곳에서 알림음이 울릴 때마다 야유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알림을 끌 수 없는 이유는?
알림 공해는 '알림 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손석한 연세신경정신과 원장은 "스마트폰이 울리지 않았는데도 알림 수신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확인 강박' 또는 '확인 중독'의 일종"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능동적으로 찾아서 하는 일에는 큰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지만 알림을 받아보는 것과 같은 수동적인 일에는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설명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박성희 씨(29)는 "알림을 확인하지 않으면 정보를 놓치고 대화에 끼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어 알림이 오지 않으면 불안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알림을 앱 개발의 필수 요소로 생각하고 있다.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포털업계의 한 관계자는 "적극적인 푸시 알림을 통해 지속적으로 앱의 존재를 알리고, 적극적인 활용을 유도하는 것이 알림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이지현 기자 edit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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