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치러진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마지막 모의평가는 수리와 외국어 영역이 상당히 어려워 난이도 조절에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오는 11월 치르는 본수능에서는 9월 모의평가보다 수리와 외국어는 다소 쉽게, 언어는 다소 어렵게 출제하겠다고 24일 발표했다.

○9월 모의수능 난이도 조절 실패
"올 수능 만점 1% 유지…수리·외국어 쉽게"

9월 모의평가에 대한 교육과정평가원 채점 결과에 따르면 영역별 만점자 비율은 언어가 2.15%, 자연계가 주로 치르는 수리 ‘가’형 0.12%, 인문계 위주인 수리 ‘나’형 0.30%, 외국어는 0.27%였다. 이는 언어가 어렵고 외국어가 쉬웠던 작년 수능과 반대되는 난이도다.

지난해 수능의 만점자 비율은 언어 0.28%, 수리 ‘가’ 0.31%, 수리 ‘나’ 0.97%, 외국어 2.67%로 수리 ‘나’만 목표 난이도인 ‘만점자 1%’에 근접했다.

9월 모의수능이 다소 어렵게 출제되면서 언어와 수리 ‘가’, 외국어 등 3개 영역에서 만점인 자연계 수험생은 3명, 언어와 수리 ‘나’, 외국어 등 3개 영역에서 만점인 인문계 수험생은 56명에 그쳤다. 언·수·외와 탐구 3과목까지 모두 만점인 수험생은 자연계에서만 딱 1명 나왔다.

○변형 문제보다는 기본개념에 충실해야

평가원은 11월 본수능에서는 영역별 만점자 1%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난이도를 조절하겠다고 밝혔다. 이명애 수능분석실장은 “학생들의 학습준비 정도가 출제진의 예상과 다소 달랐고 특히 EBS 연계 문항에 대한 시험 준비도가 낮았다”며 “변형 문항을 많이 푸는 것보다는 문제 해결의 기본 원리 및 문항이 요구하는 개념에 대한 충실한 이해를 바탕으로 학습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11월 수능은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할 때 언어는 다소 어렵게, 수리와 외국어는 다소 쉽게 출제될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해 수능과 비교하면 언어와 수리 ‘가’는 다소 쉽게, 외국어는 다소 어렵게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직업탐구 응시자 크게 줄어

9월 모의평가에는 61만3777명(언어 응시자 기준)이 참여해 지난해보다 4.1% 감소했으나 과학탐구에 응시한 자연계열 수험생은 23만7185명으로 3.6% 늘었다. 특히 직업탐구를 선택한 수험생이 3만4728명으로 지난해(4만9733명)보다 30.2% 줄었다. 평가원 관계자는 “선(先) 취업, 후(後) 진학이 활발해지면서 대입보다는 취업을 택하는 특성화고 3학년생이 많아지면서 직업탐구 응시자가 크게 줄었다”며 “먼저 취업한 특성화고 학생들은 대부분 성적이 상위권이어서 이들의 공백에 따른 수능 상위권의 변동 가능성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수능은 정시모집뿐 아니라 수시 합격 최저 기준을 충족시키는 데도 필요한 만큼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며 “9월 모의평가에서 취약한 부분을 파악해 중점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