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딸 아니라 대선후보로 섰다"


POLL

박근혜후보 사과 어떻게 생각?

참여하기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는 24일 기자회견을 통해 "5·16-유신-민혁당 사건은 헌법가치 훼손했다"는 그동안과는 다른 입장을 발표했다.

박 후보는 "우리나라에서 자녀가 부모를 평가하는 것, 과오를 인정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일인지 알것이다"라면서 "국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해야 하는 대통령 후보로서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어 "1960~1970년대 경제발전과 국가안보가 시급한 상황이었다"면서 "기적적인 성장의 역사 뒤편에 열악한 노동자들의 희생이 있었고 공권력에 의해 인권이 침해받았던 일도 있었다"고 인정했다.

"5.16이후 아버지께서는 다시는 나와같은 불행한 군인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비난을 받을 것을 아셨지만 국민을 잘살게 하겠다는 고뇌와 진심이 있었다는 것을 안다"고도 말했다.

또한 "5.16 유신 인혁당 사건은 헌법가치를 훼손했고 정치발전 지연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로인해 상처와 피해를 입은 분들과 그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아울러 "저 역시 가족을 잃는 아픔이 얼마나 크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 아픔과 고통을 치유하기 위해 저의 모든 노력을 다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는 "아버지 어머니를 모두 흉탄(凶彈)에 보내드리고 개인적으로 절망의 바닥까지 내려간적이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제가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가 되면서 말씀드린 국민대통합 100% 대한민국 국민행복은 저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자 비전이다. 100% 대한민국은 1960~1970년대 인권침해로 고통받고 현재도 그 상처가 아물지 않은 분들이 저와 동참해주실때 가능하다. 지금 당장은 힘들겠지만 과거의 아픔을 가진 분들을 만나고 더이상의 상처로 남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고 말했다.

앞으로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해 과거사 문제를 비롯 국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하도록 노력하며 국민대통합을 위해 더 발전된 민주주의를 완성하기 위해 힘을 쏟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국민께서 진정으로 원하는게 내가 아버지의 무덤에 침을 뱉는 것은 아닐것이다"라며 "대통령을 아버지로 두었기에 역사의 소용돌이를 피해갈 수 없다"고 과거사를 인정하면서도 불가피함을 피력했다.

끝으로 "과거와 현재가 싸우면 미래를 잃는다고 했다. 이제는 증오에서 관용에서 분열에서 통합으로 과거에서 미래로 나아가야 한다. 깨끗한 정치로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혁당 사건은 1974년 4월 군사독재에 맞서 대학생들이 궐기하자 당시 중앙정보부가 그 배후로 인혁당 재건위를 지목,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23명을 구속기소한 사건이다.

법원은 이 중 8명에게 사형을, 15명에게는 무기징역 및 징역 15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사형이 선고된 8명은 대법원 상고가 기각된 지 20여시간 만에 형이 집행됐다. 당시 국제법학자협회는 이날을 '사법사상 치욕의 날'로 선포하기도 했다.

박근혜 후보의 이같은 기자회견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야권에 뒤진 양상이 나타나자 '약점은 보완하고 강점을 살리겠다'는 전략으로 민심속에 파고들려는 것으로 보인다.

한경닷컴 이미나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