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정 프로그래머 "DMZ영화제, 천천히 발전해야 성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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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유일무이한 공간 비무장지대(DMZ). 그곳을 배경으로 한 다큐 축제인 제4회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21을 막을 올렸다.
경기도 파주시 도라산역에서 열린 개막식 현장에서 정우정 프로그래머(사진)를 만났다. 프로그래머는 영화제의 방향을 설정하고 출품작을 선정하는 등 영화제 전반에 대해 총괄하는 역할이다.
정 프로그래머로부터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준비 과정과 앞으로의 발전 방향에서 대해 들어봤다.
-80개국 665편의 경쟁부문 출품작 중 25편이 선정돼 경쟁이 매우 치열했다. 작품 선정 기준은.
“무엇보다 다양성을 추구했다. 영화를 국가별, 소재별, 장르별로 다양하게 선정했다. 완성도가 다소 떨어지더라도 참신성이 돋보이는 작품들을 경쟁 부문에 올렸다. 오히려 거장 감독들의 신작을 보고 싶다면 경쟁 부문보다 ‘글로벌 비전’을 찾으면 좋을 것 같다.”
-영화제의 방향을 설정하는 프로그래머로서 이번 영화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다양한 가치가 조화를 이루게 하는 일이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는 시민 축제, 지역 축제의 의미도 있다. 다큐멘터리의 작품성이나 DMZ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제의 특수성만을 강조하다 보면 난해해진다. 시민들이 축제를 즐기지 못하게 된다. 균형 잡는 일이 힘들었다.”
-노령화에 대해 경쾌하게 접근했다고 평가받는 휴 하트포드 감독의 ‘핑퐁’을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는.
“'DMZ' 이름을 내걸다 보니 세계의 갈등과 분쟁을 다룬 영화를 개막작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지난 3회 때는 핵을 주제로 한 작품을 개막작으로 상영했다. 그런데 너무 주제가 무거워서 보기 불편했다는 반응이 많았다. 이번엔 대중성 쪽으로 초점을 맞췄다. 8명의 노인들이 불굴의 끈기를 갖고 탁구에 도전하는 내용을 다룬 ‘핑퐁’은 작품성도 높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다큐멘터리다.”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가 더욱 발전하기 위해 필요한 점은 무엇인가.
“작품과 관객이 함께 나아는 게 가장 중요하다. 영화제가 열리는 경기도 파주가 서울 합정역에서 30분에 올 수 있는 곳이라고 하지만 아직까진 심리적으로는 먼 곳이다. 그만큼 관객들의 관심은 아직까지 높지 않다. 영화제는 관객과 함께 조금씩 천천히 발전해야 성공한다.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도 그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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