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에 악재가 겹치며 주가가 급락하고 있다.

외국계 증권사에서 부정적 보고서가 나온 상황에서 인텔이 샤프에 대규모 자본 출자를 추진 중에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것.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LG디스플레이가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르며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 터져나온 재료가 주가 하락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지만 실적 개선 추세 등 변화된 것은 없다며 긍정적 견해를 유지했다.

21일 오전 11시13분 현재 LG디스플레이는 전날 대비 3.75% 내린 2만8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도이치 증권 등 외국계 창구에서 21만여주 이상의 매도 거래가 집중되면서 주가 하락을 이끌고 있다.

LG디스플레이 주가는 최근 4개월 동안 꾸준히 상승했다. 전날까지 주가 상승률은 40%에 육박한다. 특히 외국인은 8월초부터 전날까지 이틀을 제외하고 순매수에 나서 3630억1800만원 가량을 사들였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외국계 증권사의 '중립' 의견과 10월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 하락 우려, 인텔의 샤플에 4300억원 자본 출자설 등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면서도 "단기 주가 급등에 따른 수급적인 원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주가가 크게 오르는데 기여한 외국인의 차익실현 욕구가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부정적 뉴스가 투자심리 악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소 애널리스트는 "범용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가격이 하락하더라도 LG디스플레이의 경우에는 애플 제품 등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이 60%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라 실질적으로 받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오히려 그는 "4분기 아이폰5 패널 물량이 3분기 대비 200%이상 증가하고, 고부가가치 LCD 패널의 가격이 노트북 패널과 유사하기 때문에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인텔이 샤프에 자본 출자에 나설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우려할 요소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이날 마이니치 신문은 실적악화로 경영난에 처한 샤프가 인텔과 300억엔 이상의 자본 출자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텔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게되면 샤프는 경영난을 탈피하고 패널 공급처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는 "샤프의 경우 순차입금이 14조원으로 인텔의 4300억원 가량의 자본 출자로도 회생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외국계 증권사의 투자의견 하향 소식도 주가 하락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UBS증권은 이날 LG디스플레이에 대해 꾸준한 애플 매출로 3분기 호실적이 전망돼 목표주가를 기존 3만1000원에서 3만3000원으로 상향 조정하지만 이는 단기적인 효과에 그칠 것이라며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낮췄다.

UBS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6월 이후 코스피지수 상승률을 35%포인트 웃돌았다며 호실적 전망이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된 상태라고 판단했다. 또 중국과 일본 회사가 LCD 생산량을 늘리면서 10월부터 LCD 패널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국내 증권사는 다른 입장이다. 4분기에는 TV 패널의 출하량 및 가격이 예상보다 양호할 전망이라는 것.

김동원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4분기에는 다양한 스마트기기 출시에 따른 7~10인치 태블릿 PC용 패널 수요 급증으로 기존 TV 패널 생산 능력이 축소되는 반면 북미에서는 연말 성수기(블랙프라이데이, 크리스마스)를 대비해 TV 세트업체들의 가격 프로모션을 펼쳐 50인치 이상 대형 발광다이오드(LED) TV 패널의 수요는 탄탄하게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중국 TV 세트업체들도 내년 원단과 춘절(1~2월)을 맞이해 55인치 이상 대형 LED TV와 초고해상도(UD) TV의 대대적인 신규 제품 마케팅이 예상돼 11월부터 TV 패널 주문이 비교적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