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마스터카드 등에 맞서 국내 카드회사들이 출시한 해외결제 가능 신용카드 수가 800만장을 돌파했다. 연회비가 국내 전용 신용카드와 같은 데다 가맹점망도 어느 정도 구축된 덕분에 사용이 편리하기 때문이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카드가 2010년 1월 선보인 해외결제 브랜드 ‘유어스’는 600만장을 넘어섰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7월에 발급된 국내외 겸용 신용카드 가운데 40%가 유어스 브랜드를 달았다”며 “유어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전체 신용카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육박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씨카드가 내놓은 해외 결제가능 카드 ‘비씨글로벌’도 작년 1월 출시 이후 200만장이 발급됐다. 지난 3개월간 발급된 전체 신용카드 가운데 비씨글로벌 브랜드를 부착한 카드는 38%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겸용 카드 가운데 해외에서 한 번이라도 결제가 이뤄지는 카드는 10%에 불과하다”며 “만약의 경우를 대비하는 고객조차 국내 카드업계가 만든 해외결제 가능 카드를 선택함으로써 연회비를 절약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결제 가맹점도 비자·마스터에 비해 크게 뒤지지 않는다. 신한카드의 유어스는 일본계 카드업체 JCB의 가맹점 2000만곳을 사용하는데 비자·마스터의 70% 수준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절대 가맹점 수는 부족하지만 카드 가맹점은 소비자가 많이 쓰는 곳부터 생겨나기 때문에 한국 사람들이 찾을 만한 곳에서는 거의 결제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비씨카드가 미국 디스커버·다이너스의 결제망을 통해 구축한 비씨글로벌도 110여개국에서 결제가 된다.

카드업계가 자체 해외 결제 브랜드를 내놓은 것은 비자·마스터에 내야 하는 수수료 영향도 크다. 비자와 마스터 브랜드로 카드를 발급받으면 국내에서 결제해도 사용금액의 0.04%를 수수료로 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토종 브랜드로 발급된 카드 사용액이 50조원에 육박해 200억원 정도를 해외 사업자에게 주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